온라인 프로필에 내어준 정체성

by 심상보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주 오래전에는 “청송심씨 안효공 온파 27대손이다!”라고 했다.

30여 년 전에는 “건국대학교 의상학과를 졸업했고, 서울 출신이다!”라고 했다.

지금은 인스타나 페이스북 프로필을 보라고 한다. 이력도 링크드인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전에는 외부에서 인정한 어떤 조건이나, 소속된 집단을 기준으로 나의 정체성을 설명했다면 지금은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내용으로 채워진 정보로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한다.

정체성에 대한 거짓이 이전에는 명확하게 드러났지만, 지금은 교묘한 뉘앙스 차이로 자신의 정체성을 과장한다. 사진빨이나 남들이 선호하는 단어를 사용한 수사로 이미지를 연출한다.

스스로 자신을 폄하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이 부정하고 싶은 이력도 결국은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일부다. 또한 자신이 속한 집단의 특성도 피할 수 없는 정체성의 요소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보여지는 정보가 정체성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노출되는 모든 것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온라인에서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하고 관리해야 하는 상황은 사람을 고립시키고 우울하게 만든다.

성씨 하나만 같아도 친근함과 호의를 보이던 소집단 중심의 시대가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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