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짧으면 짧을 수 있지만, 이제 주변에서 하나둘 결혼 소식을 전해주기 시작하는 30년에 가까운 인생을 살면서, 책 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참 많이도 들어왔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중요성을 제대로 느끼기란 쉽지 않았는데, 군 생활 야속히 흘러가는 꽃다운 나이를 조금이나마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책을 집었을 때도, 매주 만나 제목도 장르도 참 다양한 책의 존재를 설파하며 책읽기를 우회적으로 권하던 친구의 외침을 들을 때도, 어느덧 할머니 소리를 들음에도 충분할 나이가 되어버린 어머니가 긴 세월동안 안경을 바꿔가며 항상 책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도 매번 지나치기만 했다.
어려서부터 앉아서 좀처럼 가만히 못 있는 외향적인 성격 때문인지 책을 잘 가까이하지 않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가슴 뭉클한 장편소설을 읽고 눈물을 흘린다거나, 짤막한 시 한 단락에도 꽂히는 음악을 들은 것처럼 탄식하게 될 때면, 나름 책 읽기를 싫어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 요즘 들어 책읽기의 절실함이 찾아 오게 되었다. 그 절실함은 왜 찾아온 것일까.
그저 직장에 많은 시간을 쏟다보니 학생 때만큼 직접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접하기 힘들어졌고, 그 욕구를 채우기엔 독서가 참으로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바쁜 일상에 말없이 조용한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서 일수도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책에서 접한 그 느낌을 나름대로의 나의 언어로 정리하여 표현하고 싶은 욕구 또한 생겨났다. 생각을 잘 표현하는 노력을 하고 싶었달까.
뭐 절실함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고, 어떤게 더 큰 이유일까 고민도 많이 해봤지만(이 글의 편집 시간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많았다), 결국 큰 맥락은 간단했다.
그저 계속 글을 읽고 표현하는 습관을 통해
좀 더 멋있어지고 싶었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좀 더 관대한, 그리고 나의 말과 행동에 좀 더 신중하고 전달력 있어지고 싶었다. 아마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며 이런 것들에 부족한 나 자신에 나도 모르게 자괴감을 느끼고 있었나보다.
또한, 나름 내 경험들을 이야기하는 일을 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꿈을 위해 한 발짝 나아가는 좋은 기회이지 싶다.
그래서 앞으로 읽은 책들을 한 권, 한 권씩 글로 정리해보려 한다.
서두가 길었다. 열심히 읽고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