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사건의 실체가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가상화폐 시장의 유니콘이자 성공의 롤모델로 추앙받던 기업이 얼마나 썩어있었는지가 밝혀지고 있다. 특히 최근 FTX 회생절차를 맡기 위해 부임한 새로운 CEO 존 레이3세의 발언을 살펴보면 이를 확인해볼 수 있다. 기사 공유해 보겠다.
존 레이 3세 FTX CEO는 2001년 파산한 엔론의 파산 처리를 맡았던 담당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FTX CEO로서 FTX 과거 행적에 대해 "규제 바깥에서 방만하게 운영된 시스템을 비롯해 경험 없고 미숙한 소수에 통제권이 집중된 것까지 전례 없는 상황"이라며 비통한 심정을 밝혔다. 그가 40년 경력중 최악의 회사라고 지칭한 이유. 그것은 이렇게 글로벌 한 회사가 사실은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부패의 한복판에 있었기 때문인데 이는 그의 발언에서 잘 드러난다.
레이 CEO는 " FTX그룹의 자금은 집을 구매하거나 직원들이나 기업 어드바이저를 위한 개인 용품을 구매하는 데에도 폭넓게 활용됐다"며 "심지어는 대출과 부동산 거래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증빙 자료가 없다"고 언급했는데 이런 자금은 고객의 돈일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 심지어 FTX는 핵심 자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에 대해 자동 청산 알고리즘 등에서 일종의 면제(예외)를 받았다는 것이 알려졌다. 알라메다 리서치는 단기투자 위주의 투자행위를 많이 했는데 이런 투자에서 절대로 청산이 되지 않았으니 그동안 수많은 부정행위와 부정수익을 벌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선물투자를 해 본 사람들은 알것이다. 청산이 없는 선물투자가 얼마나 강력한지.. 이건 선물투자하는 사람들에게 꿈과 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부정행위가 밝혀지면서 이제 전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업체와 기업들이 큰 손실을 보게 되었다. FTX의 주요 투자자를 살펴보자. 먼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소프트뱅크, 타이거글로벌 등이 그동안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성을 믿고 FTX에 투자를 진행해 왔으며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 역시 FTX에 투자해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들의 투자 결과는 당연히 손실이다. FTX에 1억달러(약 1319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소프트뱅크의 경우 FTX 파산 신청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일본 증시에서 13%가량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헤지펀드 세쿼이아캐피털의 경우 이미 2억1400만달러에 달하는 FTX 투자금을 장부상 전액 손실 처리 하며 가상화폐 시장에서 손을 떼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큰 기업들의 손실은 당연히 시장 참여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고 수많은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시장을 떠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월가의 수많은 기업들이 이제 비트코인 투자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이 중 한기업인 블루베이 에셋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크 다우딩은 이에 대해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 될 것이란 주장은 거짓일 뿐'이라며 혹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산운용사들과 기관 투자자들의 큰 손실 여기에 월가 기관들의 우울한 전망까지... 당연히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이는 현재 비트코인 시장의 자금을 말라버리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FTX의 충격은 여전히 심각해지고 있다.
유명 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도 FTX 사태로 인해 현재 파산신청을 코앞에 두고 있고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 역시 최근 신규 대여와 상환을 잠정 중단하며 사태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런 사태는 국내 5대 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고팍스는 "제네시스가 서비스 중단을 발표하기 전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해 모든 자산에 대한 상환을 요청했으나 상환은 아직 실시되지 않은 상태"라며 고팍스의 출금 지연이 FTX와 연계되어 있음을 밝혔다. 심지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에서는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이야기가 크게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불안한 흐름을 고려해보면 비트코인의 추가 하락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추가하락과 주변상황이 과연 비트코인에 악재이기만 할까? 생존투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데 이는 미국이 현재 가상화폐 시장을 규제하려는 의지와 어떻게 규제할려고 하는지에 대한 그들의 발언에서 잘 드러난다고 보여진다. "미 상원의원, 스테이블 코인 규제안 연내 도입 촉구" 기사를 살펴보자.
현재 미국의 가상화폐 규제안의 핵심은 스테이블 코인과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규제이다. 그런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절대로 가상화폐 시장에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니 오히려 매우 큰 호재라 할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스테이블 코인이다. 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미국은 현재 스테이블 코인 규제에 혈안이 되어있다. 왜 그런걸까? 루나가 쏘아올린 스테이블 코인 불안정성 문제때문에 촉발되었기도 하지만 사실 미국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잡아야 할 매우 큰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채권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정책에 대해서 살펴보자. 지난해 부터 미국은 매우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며 전세계의 많은 나라와 기업들을 곤욕스럽게 만들었다. 인플레이션을 잡을려고 미국은 금리를 빠르게 올렸으나 빚이 많은 나라들은 미국의 이런 높은 금리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발생한 것. 이런 이유로 영국은 양적완화라는 정책을 시행하려다 총리가 물러나는 상황도 발생했고 몇몇 나라들은 매우 큰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물론 우리나라 역시 부동산 및 증시가 크게 하락하며 꽤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이런 충격속에서 미국의 금리는 계속해서 오르자 달러의 가치는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은 자국의 통화가치가 절하되며 더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즉, 달러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몇몇 나라들은 행동에 나서게 되었는데 이는 지난 콘텐츠 '일본과 중국의 나비효과, 11월 FOMC가 더 중요해졌다'에서 언급한 일본과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가 바로 그것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자 모든 투자자금을 빨아들이는 미국. 그런 이유로 미국 달러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다른 국가들의 자산과 통화가치는 크게 하락하게 되었다. 이런 유동성의 위기를 막고자 중국과 일본은 미국 국채를 매도해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심지어 다른 국가들 역시 미국 국채 매도 행렬에 참여를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는 미국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문제가 되는데 미국 국채의 매도는 미국 국채의 금리를 크게 높여 미국내 시장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즉, 미국의 금융안정을 헤치는 원인이 될 수 있고 이는 미국이 인플레이션 만큼이나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자넷 엘런 재무부 장관은 “외환시장 개입 정당화될 수 있다”고 밝히며 최근 달러 강세에 따른 각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정당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재무부는 “달러 강세는 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다른 중앙은행 간 긴축 속도의 차이에 기인한다”, “여러 국가가 직면한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 개입을 정당화할 시기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히며 현재 중국과 일본등 여타 국가들의 적극적 환개입을 정당화했다. 이는 미국은 절대로 현재의 환개입을 위한 국채 매도를 반길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여타 국가들의 상황이 너무 안좋아 더 큰 문제 즉, 금융안정을 무너뜨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이런 환개입을 허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미국채 시장의 유동성이 턱없이 부족하니 잠시나마라도 여타 국가들의 환개입을 받아주며 이들이 조금이나마 안정화 되길 바라는 심정이 아니었을까라는 판단이 든다.
(2)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