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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여행자 Nov 08. 2021

사기(史記)로 배우는 고사성어-여도지죄(餘桃之罪) ③

여도지죄(餘桃之罪) 고사

: 사마천 사기열전 영행열전, 한비자


사기열전 영행열전에 아첨으로 온갖 권세를 누리다가 사람들의 마음의 변화에 따라 하루아침에 운명이 바뀌어버린 사람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마천은 사기열전 영행열전에 자신에게 궁형이라는 끔찍한 처벌을 가한 군주였던 한무제 시대 영행(아첨꾼)을 소개했습니다. 한무제의 정치가 올바르고 합리적으로 처리되지 않고 그때그때 황제 본인의 변덕스러운 마음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비판하기 위해서 쓰인 것입니다. 


     



지나치구나!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이 때에 따라 변하는


것이. 옛날 미자하의 고사는 아첨으로 총애를 받던 자가 어떤


운명에 처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영행이 겪었던 운명은 이러한 일이


백세가 지난 뒤에도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기열전 - 영행열전



춘추시대 위나라 영공과 미소년 미자하의 고사는 수백 년이 지난 사마천 때에도 회자되는 유명한 이야기였습니다. 미자하는 잘생긴 외모 덕분에 일찍부터 영공의 총애를 받았습니다. 그로 인해 그는 궁궐에 머무르면서 원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미자하의 어머니가 위중하다는 전갈을 받고 어머니를 뵙기 위해 미자하는 영공을 핑계로 왕이 타고 다니는 전용 마차를 타고 대궐문을 나가게 됩니다. 위나라의 법에 따르면 왕의 마차를 함부로 타다 적발되면 손발을 자르는 형벌에 처해지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신하들이 미자하를 비판하자 영공은 오히려 그를 위중한 어머니를 위한 효도라고 칭송을 합니다. 이로 인해 미자하의 오만함은 극에 달하여 많은 적을 만들어 냅니다.

 

어느 날, 영공과 미자하가 궁궐 산책을 하던 중 탐스럽게 익은 복숭아를 발견해 미자하가 한입 먹고는 영공에게 매우 달다며 건네줍니다. 신하들이 미자하의 행동을 비판하며 처벌을 요구하자 영공은 오히려 그를 칭찬합니다. 얼마나 본인은 생각했으면 그 맛있는 복숭아를 다 먹지 않고 자기에게 건네주었냐며 말이죠.


세월이 흘러 그 아름다웠던 미자하도 나이가 들어 아름다움이 예전만 같지 못하게 됩니다. 미색이 퇴색하자 영공의 총애도 식어갑니다. 결국 영공은 지난날 왕의 마차를 함부로 이용하고 먹다 남은 복숭아를 왕에게 건넨 일을 문제 삼아 그를 내쫓아버립니다. 여도지죄餘桃之罪(먹다 남은 복숭아의 죄)라는 고사성어는 여기에서 나옵니다. 미자하의 행동에는 전혀 변함이 없었건만 영공의 마음이 식어버리자 마음이 변하여 화를 당한 것입니다. 이렇듯 죽 끓듯 변하는 사람 마음으로 인해 화를 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후세에 이를 경계할 것을 전하며 한무제로 인하여 화를 당한 본인의 처지를 비유한 것입니다.


예전 조재범 코치의 심석희 선수에 대한 성폭행에 대한 이슈로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온 국민이 이런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분노하고 허망함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위로는 권력자들로부터 갑질 하는 기업가들, 그 부모로부터 잘못 배운 갑질 2세들 그리고 이제는 체육계까지 갑질과 성폭력이 만연합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행위들이 그냥 눈감아주는 사회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도지죄餘桃之罪에서 봤듯이 세상이 변하고 지도자가 변하고 국민들이 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재벌 대기업부터 대한체육회까지 우리는 갑질과 갑질을 무기로 성폭행을 일삼는 사람들과 이들을 정화하지 못하는 대한체육회의 무능함을 비판하며 이들을 여도지죄로 몰아 모두 처벌되고 정화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출근하며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문화체육관광부 국회위원장인 국회의원이 출석하여 대한체육회 회장을 비롯한 임원 전원 사퇴를 진행하고자 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부디 고이고 고인 썩은 물을 걷어내고 발본색원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면 처벌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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