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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희 Jul 02. 2024

행복은 느끼는 것부터

끄적이는 글

인생에 있어서 가장 화가 많았던 시절에,

나를 화나게 하는 단어 중 하나는 '소확행'이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소한 행복을 느껴야 해? 소소한 행복들에 만족감을 느껴야 해?

큰 행복을 줄 수 없는 사회이기에, 작은 행복들에 감사해하라는 거 아냐?

그게 가뜩이나 화가 나 행복이고 뭐고 보이지 않던 시절의 나의 화에 더 불을 지폈다. 

난 큰 행복이 갖고 싶다고! 


그런데 분노가 가라앉고, 

어느 정도 삶에 여유가 생기게 되자,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평화로운 풍경을 보며 씁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달콤한 빵을 곁들여 먹는 이 순간에

내가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 나 지금 행복하구나?

비록 큰 행복은 아니더라도 지금 느끼는 이게 행복인 거구나.


퇴근하고 몸도 마음도 지쳐있을 때 침대에 누워 스피커로 좋아하는 노래를 켜놓고 고개를 까닥이는 순간,

따스한 조명을 켜놓고 평소 그려보고 싶었던 이미지를 어떻게 그릴지 고민하는 순간,

정말 오랜만에 엽기 떡볶이에 햄과 중국 당면을 추가해서 주문하는 순간,

서늘한 바깥 밤공기를 느끼며 산책하는 순간,

내가 행복해하고 있구나.


난 그제야 내가 행복을 찾기만 했지, 

행복을 느끼지는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의 깨달음은 나에게 주는 의미가 컸다.

내가 그때 마음이 많이 몰려있었구나. 일상에서 즐거움을 누리지 못할 만큼.

내가 무얼 좋아하고, 어떨 때 행복 해하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 행복을 찾아보겠다고 아등바등했구나. 

근데 내가 바라는 '큰' 행복은 과연 뭔데? 삶의 소소한 행복들도 느끼지 못하는데 크기만 '큰' 행복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 


행복을 찾는 것부터가 아닌, 

행복을 느끼는 것부터.


찾아오는 행복에 감사해하는 것부터,

그리고 그 행복을 누릴 수 있음에 즐거워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럼 이전보다 조금 더

난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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