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키우는 사람

초보 부모로 사는 엄마의 마음가짐

by Sanghee Shyn

저는 여덟살 딸의 엄마 입니다.


여덟살은 학교를 들어가고 친구를 알면서 엄마만 잡고 있던 손의 힘을 점점 빼는 시기이지요.


엄마로서는 조바심이 점점 뭍으로 달려드는 파도처럼 커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공부라는 것을 시작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책상에 앉히기 위해 버럭버럭 소리도 내는 악역을 맡아야 하고,


다른집 아이들이 뭔가를 공부한다 하면 하루 수십번 그 얘기에 마음이 무겁고, 조급함에 마음속 바람개비가 팔랑거립니다.


그러다가 다시 정신 차리고 마냥 천진한 딸 아이 얼굴을 보면, 어릴 적 공부 때문에 힘들고 암울했던 제 학생시절이 교차하면서, 지금부터 억지로 공부를 해야하는 현실이라면, '우리 딸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그래 지금은 놀게 해주자.' 마음을 고쳐먹기도 하고,


하루에 엄마 마음은 열두번 변덕 이랍니다.


오늘 아이와 교회에 가는 길에 문득 나무숲을 올려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들 옆에 작은 가지들을 내며

이제 막 커가는 아기나무들도 함께 봤어요.


그러다 문득 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부모는
나무를 심는 사람의
마음을 가져야 하겠구나.
이제 연한잎을 내는 키작은 나무같은 우리아이들

지금 막 떡잎을 틔우고, 연한 가지를 뻗어 작은 잎을 다는 어린 나무인 아이들.


그러나 조급한 우리 부모들은 그 어린 나무에게 이렇게 꾸중을 하고 있는것은 아닐까요?


왜 이렇게 가지가 길지 않니?
저 옆에 나무는 가지가 너보다
1cm나 더 길잖아!
왜 이렇게 나뭇잎이 초록이 아니고
길고 가늘게 나지 않는거니?
좀 더 나뭇잎 스럽게
잎이 나도록 노력해봐!
넌 나무라는게 왜 이렇게 키가 작니?
키 크는 약이라도 먹어야 하니?
꽃이 왜 이렇게 예쁘지 않아?
저 옆 나무처럼
탐스럽게 크게 좀 피어봐!
내가 너에게 공들인 시간이 얼마고
너에게 들인 비료가 얼마인데
이건밖에 못커주니?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사실 글을 쓰는 저도 몇몇 레파토리를 매일 반복하고 있어요. 그러지 말자 다짐하지만 잘 안되더군요.


사실 이런말은 어린 나무가 자라는데도,

그 나무를 키우는 이에게도 아무 도움이 안됩니다.


쓸데없는 상처와 딱지만 잔뜩 남길 뿐.


상처가 난 곳에 계속 상처를 내면 결국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남듯, 부모의 조급함으로 낸 작은 상처들은 시간이 지나면 어린나무가 휘청거려질 흉터가 될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과 기대와 상관없이 자라만 납니다. 결국은 그들이 갖고있는 생각대로!


자신의 생각한 방향대로 가지를 뻗고 꽃을 피우려 할 것 입니다.


오히려 부모말을 너무 잘 듣는 아이들이 나중에 문제가 될수 있는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고교때 대치동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잘하던 한 엄마 친구 아들은 소칭 SKY라는 명문대를 갔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지금까지도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님과 삽니다. 제일 안타까운 사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 친구에겐 자기만의 꿈이 없다는 것입니다. 엄마가 만들어준 목표. 엄마가 생각해준 졸업후 직장. 그리고 나서 그들은 어디로 가려고 할까요?


아이들은 나무처럼 클 줄 알아야 합니다.


비가오면 작은 나뭇가지들도 꺾여보고.

짖궂은 바람에 나뭇잎몇개도 떨어져보고,

꽃이 피었다가 시들어 떨어지는

아픔도 겪어봐야 합니다.


그때까지 나무를 키우는 사람은 나무가 위험한 병충해 피해를 입지않도록 지켜봐주고 잘못된 방향으로 자라는 가지들을 쳐주고 바로잡아주는 일 을 해야 합니다.

아파트 뒤 작은 숲의 나무들 키가 엄청나요

그리고 튼실한 열매를 맺는 그 날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마음도 장착해야 하고요.


또 때론 열매가 화려하지 않아도,

나무를 탓하지 마세요.


오랜 시간이 만든 탄탄한 나이테를 키워온 나무는 훌륭한 디자인 작품이나 건축물이 되어 빛을 발하기도 하니까요.


시간과 함께 곁에서 넘치지도 방관하지도 않게 그 나무를 응원하고 지켜봐 주세요.



저는 모든아이가 영재는 아니더라도,


각자의 색깔있는 재능을 하나씩 갖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많이 놀아보고 경험한 아이들이 좀 더 가까운 미래에 자신의 재능을 찾아 행복한 삶을 살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 아이가 다른 아이에 비해 늦되는 것 같고, 잡다한 일들에 관심이 많고, 엉뚱한 질문이 많아 공부를 안한다 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