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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글리쌤 Sep 13. 2018

명함이 없어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자신만의 브랜드로 단 돈 1만 원이라도 벌 수 있는가. 


강력한 이유는 강력한 행동을 낳는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중국 춘추시대, 서로에게 연락할 통신이 없던 시대에 방문자는 주인집의 탁자에 무언가를 남겨 놓고 다시 길을 떠났다. 탁자에 놓인 ‘그것’을 보고 집주인은 그 사람의 집을 방문했다. 서양에서는 만나고자 했던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올 경우 '비지팅 카드‘라는 형태로 메시지를 남기고는 했다. 16세기 중엽 독일에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갔던 학생이 귀국하기 전에 뵙지 못한 선생님들께 자신의 이름이 적힌 카드를 남겼다는 것이 ’ 이것‘의 시초가 됐다. 


 직장인들이 인사를 건넬 때 사용하는 명함. 자신의 소속과, 직무, 직급, 이름 등을 알리는 흔한 비즈니스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명함은 중국에서 대나무를 깎아 이름을 적은 것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현대에 들어 인쇄한 명함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됐고, 이름 외에 주소, 전화번호, 직장명, 직위 등을 기입한다. 


명함의 모양, 크기는 나라마다 여러 가지인데 현재 한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며, 영국, 미국에서는 성별로 크기가 다르기도 하다. 종이 외에도, 플라스틱 인화지, 얇은 두께의 철판을 활용한 것도 있다. 이 밖에 자신의 컬러사진을 곁들인 명함도 등장하는 등 다양해지고 있다. 

 직장인들의 서랍을 열어보면 명함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외부 미팅을 많이 하는 영업직이라면 따로 명함 지갑을 가지고 다닐 만큼 타인의 명함도 많이 가지고 있다. 일일이 내가 누구라고 말할 필요 없이 명함에 새겨진 회사 로고와 직급, 직책이 자신을 설명해 주고 있다.  내가 받아 든 명함으로도 상대방이 누구인지 얕게나마 알아차릴 수 있다. 외부 거래처의 담당자와 명함을 주고받는 순간 비즈니스 관계의 첫 물꼬가 터지는 것과 같다. 회사의 대변자로서 상대방 회사의 대리자와 특정한 ‘관계의 성립’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여기서 건네는 이 명함은 과연 내 존재를 한층 더 부각하는 존재일까, 아니면 단지 ‘나’라는 개인의 존재를 희석시키고 회사라는 큰 울타리의 후광효과만을 상대방에게 건네는 도구일 뿐일까?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입사 예정인 신입사원들을 위해 서랍 정리를 하던 중 서랍 한편에 가지런히 놓인 수많은 명함들이 눈에 띄었다. 며칠 전 퇴사한 박 차장님의 본인 명함과 거래처 담당자들의 명함이 뒤섞여 있었다. 순간 ‘왜 명함을 가져가지 않으셨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아, 퇴사하는 마당에 이 명함들이 무슨 필요가 있겠어?’라는 생각도 교차했다. 


 자기소개서와 같은 역할을 도맡아 했던 명함이 퇴사, 퇴직과 동시에 한낱 ‘종이’로 여겨져 폐기처분 대상으로 바뀐다는 현실에 다소 씁쓸함이 들었다. 동시에, 언젠가는 반납해야 하는 명함이 없어졌을 때, 스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손에 쥐고 있는지 되묻고 싶었다.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명함이 없어졌을 때 내 이름만을 내밀어 가치를 창출하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지, 만들어가고 있는지 질문을 했고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똑같이 돈을 벌더라도 ‘돈은 직장에서 받는 것’과 ‘돈은 나 스스로 만드는 것’은 자립성의 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지해 갔다.

       

 재능기부와 동시에 직장생활 관련 저서를 펴내고 지역 독서모임, 기업 강의, 저자 강연회, 컨설팅을 통해 많은 직장인들을 만났다. 칼럼 요청이 온 기업의 사보에 글을 연재하며 직장인들과 지면으로 만나는 시간이 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자의 사인을 받는 위치였지만, 누군가의 사인 요청에 정성스럽게 편지 형식으로 사인을 남겨주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고맙게도 책의 내용에 공감하는 직장인들이 메일과 카톡 메시지로 고마움의 표시와 응원의 말을 전해왔다. 이때 나의 작은 노력, 작은 정보가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는 메시지로 작용한다는 것을 느껴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작가가 되기 전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의 작가에게 메일을 보내 만남을 가진 적이 많았다. 답변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저자들이 회신을 보내왔고 그들의 인생 메시지는 내게 큰 힘이 됐다. 아마도 그때부터 나도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작게나마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졌던 듯싶다.     


 블로그에 쓴 연재 글을 보고 대기업에서 사보 칼럼 요청이 들어왔고 나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어 주는 대가로 한 달 월급에 준하는 계약금을 받기에 이르렀다. 

 기업으로부터는 내 지식 노하우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취업준비생과 심리 컨설팅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돈 대신 머그컵, 텀블러, 책, 열쇠고리, 자동차 방향제, 초콜릿, 심지어 삶은 옥수수 같은 소박하지만 정성 어린 선물을 건네니 그것까지 뿌리칠 수는 없었다. 지식은 유형의 상품이라기보다 상대방이 가치를 느끼게 되면 마음에서 우러나와 그 보답을 하고자 하는 ‘특수한 소비재’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경제적으로 완전히 자유로운 인생을 꿈꾸는 것은 아니다. 큰 기업을 운영해 나갈 만큼의 깜냥이 되지 못함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 그 정도의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과 재능이 필요한 것도 당연할 것이다. 다만, 월급이라는 하나의 그릇에 모든 것을 내맡기고 의지해 나가기보다는, 명함이 없어졌을 때에도 나만의 지식으로 단 돈 1만 원이라도 벌 수 있는 능력을 연습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살아가는 시대가 됐다. 직장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고,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 자체가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지금의 누군가에게는 꿈처럼 느껴지는 것이 언젠가는 가치를 잃고 사그라드는 때가 온다. 모든 것에 체념하고 ‘공수래공수거’의 마음으로 유유자적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유형적으로나 무형적으로나 자신에게 투자하고 앞으로의 3년, 5년, 10년을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불안은 덜 할 것이다. 지금 자신의 명함에 적힌 이름과 직급, 직책, 소속을 읽어보라. 검은색 잉크로 쓰인 그 글씨들이 사라질 때, 자신의 브랜드와 경쟁력을 바로 뒤이어 새겨 넣고 당당하게 걸어 나갈 수 있는지, 퇴직금 없이도 맨 몸 하나로 세상에 도전을 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 먼 훗날로 미룰 것이 아닌, 바로 오늘, 내일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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