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품이 되어야 하는 것
어느덧 해가 짧아졌다. 아침저녁으로 공기가 시원하다. 낮에는 아직 해가 뜨겁긴 하지만 퇴근 후 산책을 할 때면 여름이 떠날 채비를 하는듯하다. 갑자기 시원해진 지난주에는 산책 중 정말 많은 강아지를 만났다. 그만큼 산책하기 좋은 날이 되어 간다는 체감을 하게 된다.
반려견 산책에 필수품은 봉투다. 언제 어디서든 아이의 배변을 깔끔하게 처리하려면 넉넉한 봉투는 꼭 챙겨야 한다. 여기에 더해 요즘 우리는 새로운 아이템을 장착했다. 바로 매너보틀, 즉 물총이다. 대부분은 잔디밭에서 볼일을 보지만, 아주 가끔 전봇대나 울타리 같은 곳에 실례를 할 때가 있다. 마킹이 본능인 수컷 아이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다. 평소에 최대한 못하게 막으려고 노력은 하지만 불가피할 때가 종종 있다. 발견 즉시 매너보틀로 깨끗이 씻는다. 냄새를 제거해 다른 강아지들도 실례하지 않을 수 있으며 청결이 유지될 수 있다.
어떤 제품을 써야 하나, 애기들이 갖고 노는 물총을 살까 고민이 많았다. 마트에서 본 뽀로로 음료수를 쓰자니 크기가 작고 잘 눌리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그렇게 마트를 돌다가 파워오투란 제품을 보게 됐다. 산소 함유 음료에 크기도 적당하고 주둥이가 마음에 들었다. 음료 맛도 여러 가지인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지금은 먹기 위해 사기도 한다. 굳이 다른 물통을 골라 살 필요가 없다.
매너보틀은 인스타에서 연예인 이기우 씨의 반려견 테디 계정에서 처음 봤다. 그 이후 여러 보호자들의 계정을 통해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을 느꼈다. 배변봉투 다음으로 산책 필수품으로써 가치가 있는 물건이 될 것 같다. 나의 즉각적인 사소한 행동으로 공공 기물과 환경이 바로 깨끗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려 매너로 자리 잡히면 좋겠다.
아직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내 주변만 봐도 매너보틀 쏘는 사람, 때론 배변봉투도 안 갖고 다니는 사람이 아직도 있는 게 현실이다. 집단에서의 물 흐리기는 소수의 미꾸라지임에 틀림없긴 하지만, 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다수의 끊임없는 실천과 행동이다. 매너 있는 산책 문화와 깨끗한 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반려인들이 자발적으로 행동한다면 바이럴 되어 ‘모두가’ 매너를 동참하는 시기가 올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