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상익 Sep 23. 2024

흑백요리사-다수를 위한 요리 vs 소수를 위한 요리

흑백요리사- ’다수를 위한 요리 vs 소수를 위한 요리'

흑백요리사- ’다수를 위한 요리 vs 소수를 위한 요리'


1. 대중의 입맛에 맞춘 외식프랜차이즈 사업가이자 베테랑 방송인 백종원은 글로벌 Netflix 매체 특성을 고려해 외국인의 입맛, 한식세계화 등을 언급했을 것이다. 물론 ‘냉장고 속 주재료를 돋보이게 하라’는 미션의 맥락을 벗어났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기획의도를 파악하고, 제작진 마인드까지 갖춘 거시적 안목의 인물이기에 가능한 코멘트라고 본다(그러나 심사위원이 아닌 도전자로 백종원이 출연했다면?,,).


2. 반면 안성재 셰프는 미쉐린 가이드 3스타로 해외에서 파인다이닝 정통코스를 밟은 세계정상급 셰프이다. (그러나 사업은 또다른 차원의 영역이다. 모수도 현재 사업을 임시로 접었음) 파인다이닝 특성상 대중이 쉽게 도달할 수 없는 극히 소수의 미식가들이 음미하는 심원의 영역을 추구한다. 그런데 재료비와 원가구조가 워낙 높아서 앞으로는 남지만 뒤로 깨지는 적자구조를 보이기도 한다(사업관점에서 본다면 화려한 레스토랑보다 허름한 순대국집이 돈을 더 번다). 그러나 안성재 셰프는 파인다이닝은 극소수를 위한 요리이며, 그럴 때에만 의미가 있다고 믿는 인물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다수를 위한 요리 vs 소수를 위한 요리‘ 라는 관점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3. 어떤 산업이든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중하위 80%이다. 흑수저들 80명중에서 60명을 잔인하게 탈락시키지 않았는가? 오히려 상위 20%는 경쟁이 덜 치열하다(방송에서 백수저들은 2층에서 흑수저들의 전투를 편안하게 관전한다). 왜냐하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1등끼리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일명 파레토 법칙을 말하는데 이것이 자본주의 시대에 생존을 위한 게임의 법칙이기도 하다. 어쨌든<흑백요리사>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오로지 실력으로만 경쟁하는 포맷이 등장한다. 지금까지는 상위 20% 백수저들이 압도적으로 승리하고 있다. 기존의 방식을 깨고 새로움을 시도하려는 80% 흑수저들의 분발을 응원한다.


"젊은이들은 기존의 것을 부정하고 새로움을 시도하기에 기존과 신진의 각동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은 새로운 변화를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고 세계를 변화시켜나간다."(김경준)




작가의 이전글 (공연소식) 호주, 아이슬란드, 몽골, 제주를 모험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