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딛고 프로 강사가 된 실천경영연구소 백금기 대표
<강연의 시대-미니인터뷰1.장애를 딛고 프로강사가 된 실천경영연구소 백금기 대표 >
실천경영연구소 백금기 소장은 스무 살에 22,900V의 전기 감전 사고를 당해 장애 1급으로 살아왔지만 현재는 동기부여 강연을 하는 프로 강사이다. 경기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협성대에서 박사 학위를 준비하고 있는 그와의 인터뷰에는 어떻게 장애의 몸으로 프로 강사가 되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이 담겨 있다.
1. 장애가 있으면 숨고 싶은 생각도 들 텐데 대중 앞에 서는 강사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강사가 되기 전 12년 전부터 장애를 안고 살아왔다. 숨고 싶은 마음은 모든 장애인들의 공통점일 것이다. 특히, 나는 절단장애를 가졌다 보니 남들 눈에 보여 지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분의 강의를 들었는데 그때 이후 내 인생에 변화가 일어났다. 그분이 나에게 희망적인 얘기를 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다. 이런 장애를 안고도 얼마든지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1년 반 동안 인생의 목표를 찾다가 강사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죽어도 좋을 만큼의 간절한 목표라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길(강사)을 가다가 죽어도 후회는 없다‘라는 마음을 먹으니 모든 것이 공부거리였다. 절단장애 1급에게는 살아가는 모든 것이 도전의 연속이었다.
2. 프로 강사가 되기까지 멘토의 도움이 컸나?
멘토(故 이영권 박사)를 만나고, 대중 앞에 서기까지 8년이 걸렸다. 나는 최종 학력이 고졸이었기 때문에 대학부터 들어갔다. 그러한 과정에서 ‘이게 정말 내 길일까.‘, ‘정말 동기부여 강사가 될 수 있을까?’ 라는 불안과 의구심이 수없이 들었다. 아마 대부분의 신인 강사들이 겪는 감정일 것이다. 그때 나는 멘토가 있었다. 멘토는 내가 흔들릴 때마다 한마디씩 해주었다. “지금 이대로만 한다면 얼마든지 너도 강사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멘토와 매일같이 소통했기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을 떨칠 수 있었다. 아침마다 멘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서 내 마음을 다잡았다. 그 덕에 8년이란 시간을 참고 버텨내는 게 가능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먼저 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놓아야 한다. 인내할 때 가장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3. 멘토를 만나고 8년 동안 학교만 다녔나? 강사 세계에서 학력의 의미는?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학력의 영향력은 크다. 나를 내세울 수 있으려면 무언가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학력이라고 나는 보았다. 내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 한들 담당자가 나를 평가하는 기준은 학력과 경력밖에 없다. 그래서 뒤늦게 6년 정도 학교(학,석사)만 다녔다. 장애를 가진 나의 이야기는 10~20분이면 끝난다. 장애의 몸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나는 학력을 먼저 갖추고, 그것을 토대로 인생을 바꾼 이야기를 하면 청중을 흔들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나처럼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라면 가장 먼저 본인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누가 보더라도 인생을 잘 살고 있다고 여겨질 때 강사다운 강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적어도 내 기준으로 볼 때 젊을수록 학력을 더 갖추어야 한다. 왜냐하면 살아온 경험 자체가 적기 때문에 지식과 학식으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4. 강연 기회는 주로 어떻게 연결 되는가?
많은 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강연 시장도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나를 팔았다. 먼저 나라는 강사를 알리기 위해 다른 사람 강의를 많이 들으러 다녔다. 거기에 가서 주고받은 명함을 나는 조금 다르게 관리했다. 상대가 나를 기억하게 만들기 위해 다음날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잊어버릴 때쯤 다시 이메일을 보냈다. 한 달 정도 지나면 명함의 주소로 자필 편지를 보냈다. 이 정도 정성을 들이면 한 번 정도는 기회를 준다. 그 한 번의 기회를 나는 절대 놓치지 않았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정말 최선을 다했다. 나 같은 신인 강사를 섭외하는 것 자체가 업체로선 큰 모험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주었다면 정말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것이다.
많은 강사들이 잘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강의를 마치고, 다음날 담당자와 통화하는 일이다. 하지만 나는 깨질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정확하게 들어 보아야 내 장단점을 파악할 것 아닌가. 그래서 어느 부분이 좋았고, 어느 부분에서 청중과의 교감에 실패했는지를 냉정하게 물어보았다. 정말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이 때 알량한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자존심을 버리면 용기가 싹 튼다. 내가 들었던 가장 심한 피드백은 강사 양성 기관에서 해준 것인데 1시간 넘게 피드백을 해주더라. 내 모든 자존심이 그때 다 무너졌다. 그래도 꼼짝 않고, 메모하며 들었다. 들어보니 그분 얘기가 틀린 것이 아니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며 내 강의를 뜯어고친다. 그런 것을 외면하고 독불장군 식으로 하면 결코 성장하지 못한다.
5. 장애가 있는 몸으로 강연하는 것이 힘들지 않은가?
강의에 자신이 없을 때는 의족을 끼우고 90분 강의하는 것이 지옥이다. 다리가 너무 아프단 얘기다. (웃음) 내가 준비가 덜 되어 있으면 괜히 내 몸까지 불편해져서 부동자세로 강의를 하게 된다. 반면, 자신 있게 강의를 할 때면 청중 한분, 한분과 아이컨텍 하면서 무대를 즐기게 된다. 의족, 의수가 하나도 안 아프게 느껴진다. 요즘에는 강의에 자신감이 붙어 청중을 들었다 놨다할 수 있으니 90분이고, 2시간이고 강의해도 다리가 아프지 않다.
6. 신인 강사들은 수입이 없지 않은가. 버티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이런 조언을 하고 싶다. 1년 반 정도는 버틸 자금을 확보하고 뛰어들어야 한다. 그때 배고픔, 좌절감도 많이 느낄 것이다. 많은 강사들이 여기서 무너진다. 생활이 안 되어버리니까. 그래서 바로 시장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 알바라든지 투잡으로 일정 금액을 모아놓고 실력을 키우는 쪽으로 가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배고픔도 어느 정도는 경험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실제로 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하여 1개월 이상을 미숫가루와 감자 두세 개로 아침, 저녁을 때운 적이 있었다.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만, 어쨌든 내가 하는 강력한 조언은 가계부를 반드시 쓰라는 것이다. 그래야 본인이 얼마만큼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 제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수입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가계부 쓰길 권한다.
7. 프로 강사가 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조언은?
머릿속에 있는 강연 내용을 책으로 쓰는 게 가장 중요하다. 물론 좋은 출판사를 만나 내 돈 안들이고 출판을 하는 것이 최고다. 하지만 나는 돈이 조금 들더라도 출판을 해야 한다고 보는 쪽이다. 내가 강연 시장에 조금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도 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2010년부터 매년 꼭 책을 내고 있다. 나는 전문 작가도 아니고, 글쓰기를 따로 배운 적도 없다. 하루에 A4 한 페이지 혹은 반 페이지 정도 분량의 글을 썼는데, 일 년이 지나면 책 한권 분량이 된다. 컨설팅 업체나 교육 담당자들이 항상 나에게 강의 주제에 따른 저서가 있느냐고 물었는데 나는 책이 있으니까 당당하게 예스라고 답했다.
일단은 무조건 써라. 내 돈으로 출판하겠다면 받아줄 곳은 많다. 브랜드도 없는데 내 돈을 안 들이고 책을 내려니까 출판사가 없는 것이다. 부수도 많이 찍을 필요 없다. 나를 알릴 수 있을 정도로 1,000권 정도만 있어도 되는데 비용은 200~300만 원이면 된다. 어떤 사업이든 홍보비용은 필요하다. 책을 통해서 나를 홍보하려는데 그 정도 투자는 해야 하지 않을까? 당신은 자비출간이 싫다고? 정 하기 싫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8. 동기부여 강사로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청중은?
동기부여나 자기계발 강사가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청중은 이미 어느 정도 객관적인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서 임원이 되었는데 새삼 동기부여가 필요하겠는가. 또한 내가 상대하기 어려웠던 대상은 고위 공무원들이었다. 그들도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해서 그 자리에 오른 분들이라 동기부여 강연이 맞지 않았다. 담당자가 강연 후에 하는 말이 “당신은 셀프 리더십 강사다. 오늘 교육에는 조직 리더십을 들려주었어야 했다.” 였다. 청중이 모두 한 부서의 장들인데 팀장 리더십에 맞는 강의를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내가 갈 곳과 가지 않을 곳을 구분한다. 멀리 봐서는 그게 이익이다. 이제 시작하는 강사들은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 하는데, 그래서는 절대 전문가가 될 수 없다.
9. 주변 강사 및 동료들과의 협업 정도는?
동료들과의 협업? 쉽지 않다. 왜냐하면 모든 강사들이 강연에 대한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강연 요청이 들어오면 전문 분야가 아니더라도 일단 자신이 하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 본인은 커뮤니케이션 강사인데 동기부여 강의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강사들끼리의 협업은 쉽지 않은 것 같다. 나는 다른 강사들의 분야에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그때그때 나이대에 맞게끔 주제를 넓혀가려고 한다. 40대 중후반에 공략해야 될 것, 50대에는 좀 더 범위를 넓혀 어떤 주제까지 포섭할지 등, 이게 나는 더 중요하다고 본다.
10. 최고의 동기부여 강사가 꿈인 것으로 안다. 강사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나는 강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언행일치라고 생각한다. 언행일치가 안 되는 강사는 오래 못 간다. 그리고 대중 앞에서 서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한데 첫째는 본인의 '외모'다. 언제, 어디서든 강사다운 모습을 갖춰야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강사답다'고 느껴질 만하게 깔끔한 외모를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는 '목소리'다. 강사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강약조절을 잘해야 한다. 강사가 목소리에 강약조절을 잘해 강연을 하면 청중은 마음에 벼락을 맞는다고 한다. 잔잔하기만 하면 절대 벼락을 맞지 않는다. 그만큼 목소리에 강얀 조절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는 '콘텐츠'다. 강연 콘텐츠가 좋으면 청중은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둔다면 강의의 완성도와 청중의 만족도 또한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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