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오브 시베리아
-러브 오브 시베리아-
“당신을 평생 기다렸어요. 당신이 존재하는지도 모르면서….”
끝도 없는 자작나무숲. 1885년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러시아 사관생도 안드레이와 미국인 제인, 그리고 모차르트.
그들의 첫 만남에서 안드레이가 부르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아리아는 제인을 행복하게 하고, 두 사람은 점차 불꽃같은 사랑을 하게 된다. 유난히 감성적이고 모차르트를 좋아하는 안드레이. 하지만,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제인과 사관학교 교장인 레들로프 장군과의 관계를 오해하고, 질투심으로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간다.
결국 황제 앞에서 오페라를 공연하는 도중에 레들로프를 공격하게 되고 이 행동은 황제를 암살하려한 행동으로 오인받게 된다. 안드레이가 시베리아로 유형을 가게 되면서 그들은 가슴 아픈 이별을 맞는다. 운명의 아픔 속에서 몸부림치는 제인의 절규가 생생하다. 헤어짐. 안드레이는 유형가는 기차 안에서, 그의 이름을 불러 외치는 친구들과 제인과의 작별 인사를 오페라 아리아로 대신한다. 눈조차 마주치지 못한 채 멀리 차창 밖으로 들려오는 안드레이의 노랫소리.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피가로의 아리아이다. 러브오브 시베리아, 몇 번을 본 영화지만 그 장면에서는 아직도 눈물이 흐른다.
“더 이상 날지 못하리.”
애써 담담하려 하는 안드레이의 모습 때문에 가슴 한 켠이 뚫린 듯 아파온다.
10년 후 어렵게 러시아로 돌아온 제인은 그토록 그리워하던 안드레이를 찾아가지만 모든 것은 너무 늦어 있었다. 간신히 찾아간 안드레이의 집에는 이미 가정을 이룬 그의 가족사진만이 그녀에게 인사를 대신한다. 제인은 뒤돌아 미친 듯이 마차를 타고 달린다. 그녀는 광활한 시베리아 벌판에 모든 것을 묻고 도망치듯 달린다. 먼 발치에서 그녀의 떠남을 바라보는 안드레이가 보인다. 그의 눈동자. 그 눈동자는 그녀 때문에 모든 것을 버렸고, 받아들였던 10년 전의 그 눈동자 그대로임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그녀를 다시 떠나보내는 안드레이.
결국 안드레이는 자신처럼 모차르트를 엄청 좋아하는 그의 아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게 된다. 세월이 흘러 이제 그 아들은 모차르트가 위대한 작곡가임을 당당하게 말하며, 군대의 혹독한 훈련에도 늦은 밤 모차르트를 연주하면서 행복해할 줄 안다는 것도…. 끝도 없는 자작나무숲.
영화가 끝나고 나를 흔드는 것들. 기차 안, 안드레이가 불렀던 모차르트의 오페라 아리아의 선율. 그의 순수한 눈동자. 제인이 그 어느 누구 앞에서도 대답할 수 없었던 질문, “그런데, 당신은 안드레이의 누구입니까?” 그리고, 안드레이를 닮은 아들이 달밤에 연주했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의 2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