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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Tech유람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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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ch유람 Oct 05. 2020

RCS, 새로운 메시징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까?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의 전망

현대인이 하루에 보내고 받는 메시지의 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통사가 제공하는 단문 메시지 서비스, 장문 메시지 서비스는 이미 오래된 메시징의 방법이 되었고, 다양한 모바일 메시징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포털과 연계된 쪽지 서비스, 소셜 미디어에서 제공하는 팔로워와 그룹원과의 메시징 서비스 등도 모자라 이제는 다양한 분야의 채팅 봇의 알림을 받고 정보를 얻어 가는 시대에서 살고 있다.


단문 메시지 서비스(SMS), 장문 메시지에 속하는 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MMS)의 뒤를 이은 다양한 메시징 서비스들은 다음과 같이 몇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 스마트폰 운영 체제를 보유한 회사가 만든 메시징 서비스: 애플 iMessage, 안드로이드 Messages 등.
* OTT 기반의 인스턴트 메신저 전용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라인, 위챗, 왓츠앱 등.
*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서 파생된 메신저: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 등.

메시징 서비스의 공통점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고화질의 이미지, 비디오 영상, 폰 내의 연락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자 간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1:1 대화뿐만 아니라 그룹 채팅, 메시지 읽음 확인, 커뮤니티를 위한 부가 서비스 또한 활발해졌다.

인스턴트 메신저의 최대 단점은 송신자와 수신자 모두 같은 서비스를 사용해야 통신이 가능하다는 것과 동일한 서비스를 양쪽의 사용자 모두 미리 설치를 하고 회원 인증 및 가입이 되어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인스턴트 메신저 업체들에게 빼앗긴 메시징 시장을 되찾아야 하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이동 통신사 업체들은 위의 단점을 파고들었고, 각기 다른 버전의 운영체제와 다른 제조 업체, 다른 이통사를 사용하더라도 설치 없이 통일된 메시징 방법을 개발하였는데, 이중 가장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다.


<그림 1. RCS 서비스 예제, 출처: digitaltrends.com>


RCS는 무엇인가?
RCS는 모바일 이통사가 지원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이다. Rich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RCS의 메시징은 단순 텍스트를 뛰어넘어 이미지, 동영상, 디바이스 내에 저장되어 있는 연락처, 그룹 간 대화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의미한다. RCS의 이러한 철학에 맞게 Advanced Messaging 혹은 Advanced Communications라고도 부른다.

일반 메신저와 구분이 필요한 부분은 RCS는 인터넷 회사가 아닌 일반적으로 이통사가 서비스하는 것이며, 아이디/비밀번호 형식의 회원 가입과 인증이 필요 없고, 스마트폰 내의 연락처에 있는 RCS를 사용 중인 사용자와 메시징을 하는 방식이다.

RCS의 연구는 2007년 "The Rich Communication Suite industry initiative"라는 기구를 근간으로 시작되었으며, 그다음 해 2008년 세계 이동통신사업자 연합 기구인 GSMA(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Association)는 RCS 위원회를 조직하고 RCS 상용화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RCS-e라는 새로운 스펙을 개발하였다. RCS는 독자적인 기술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모바일 기술 단체인 3GPP와 OMA(Open Mobile Alliance)에서 추진한 IP 기반의 메시징 프로젝트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RCS는 3GPP가 제안한 IMS(IP Multimedia Subsystem) 코어 시스템의 인증, 인가, 등록, 빌링, 라우팅 기능을 그대로 구현하였다.


<그림 2. RCS 기술의 발전>


GSMA는 인터넷 회사가 아닌 이통사와 모바일 단말 제조업체를 위한 기구이다. 메시징 시장이 날로 늘어나고 이를 기반으로 많은 상업적 서비스들이 창출되어 가는 시장을 보면서 이통사들이 빼앗긴 메시징 시장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사실 RCS는 10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기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최근 5G를 비롯한 통신 기술의 발전과 메시징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대두됨에 따라 RCS는 계속 버전업을 하여, 가장 최근 버전에서는 다양한 챗봇(Chatbot) 기능들과 vCard 4.0을 지원하고 있다.


RCS의 근간이 되는 UP(Universal Profile) 명세
GSMA는 2016년, 서로 다른 모바일 이통사끼리도 상호 연결 및 통신이 가능한 규격인 UP(Universal Profile)을 발표하였다. 현재까지 55개의 이통사, 11개 스마트폰 제조사, 2개의 모바일 운영 체제 공급자(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UP 기반의 RCS를 채택하였다. 국내 업체는 KT, SK 텔레콤, LG 유플러스, 삼성전자, LG전자가 포함되어 있다.


UP의 초기 명세는 P2P 메시징 기술(그룹 채팅, 오디오/비디오 메시징, 위치 공유)을 구현하기 위한 사용자 확인, 위치 확인, 파일 전송 등 기본적인 기술들이 포함되었고, 후속인 UP2.0 명세에는 기업형 메시징 서비스를 위한 챗봇과의 인터랙션을 정의한 A2P(Application to Person), 메시징 기반의 커머스 플랫폼인 MaaP(Messaging-as-a-Platform) 기술을 소개하였다. 챗봇을 지원하고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익명성을 제공하는 등의 기능이 눈에 띈다. 애플(Apple)은 유사한 기능을 자체 생태계에서 별도로 진행을 해왔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RCS 대열에 공식적으로 합류하지 않았다.


<그림 3. A2P와 MaaP가 결합된 RCS의 간략한 구성도>


국내의 RCS 서비스는 현재 진행 중
국내 대표적 이통사 3사가 일제히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서비스에 뺏긴 메시징 시장의 대항마로 RCS를 선택하였고, 채팅+(채팅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RCS 기반의 차세대 메시징 서비스를 2019년에 출시하였다. 한글 최대 2700자, 영문 4천자까지 전송 가능하며, 그룹 채팅은 최대 100명, 파일 전송은  최대 100MB 크기의 파일까지 전송이 가능하다.

이통사에 상관없이 메시징을 주고받을 수 있지만, 아직 특정 이통사와 특정 단말 기기만 지원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RCS가 사용 가능한 사용자끼리만 사용 가능한 제한이 있다. 대용량 파일 전송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능이 이미 대중화된 메신저 서비스에 있는 기능들이기에, 좀 더 혁신적인 기능이 있어야만 RCS가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구글(Google)의 독자적인 RCS 서비스
구글은 2019년 6월, 프랑스와 영국에 자체적인 RCS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그동안 이통사가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협력하여 주도적으로 RCS 서비스를 출시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어찌 보면 10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이통사의 RCS 사업화가 원인일 수도 있고, 지속적으로 메시징 관련 시장이 매력적인 이익 창출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안드로이드(Android) 생태계의 최상위에 있는 구글의 행보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구글은 이 서비스를 유럽 외 타 국가에도 점진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며, RCS를 구현하고 싶지만 기술력이 아직 부족한 중소 이통사와 제조 업체들과 협력 관계 속에 사업을 진행하는 분위기다.


<그림 4. 구글 RCS, 출처: www.blog.google/products/messages/>


RCS,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현존하는 RCS의 기능은 이미 인터넷 기반 메시징 서비스가 대부분 제공하고 있는 기능이다. 그렇지만 RCS만의 장점을 꼽으라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모든 이통사와 제조사가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타 이통사, 이기종의 단말기를 보유한 사용자끼리도 별도의 설치 없이 메시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MaaP를 기반으로 하는 거대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물건을 소개받고, 구매하고, 메뉴를 고르고, 식당을 예약하고, 택시를 호출하는 등, 각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없더라도 단순히 메시징 만으로 모든 인터넷상의 소비 활동을 돕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바로 메시지 플랫폼화의 궁극적 목표다.


메시징 서비스의 다양한 기능만으로는 이제 인터넷 회사들을 앞서가기엔 늦었기 때문에, GSMA와 이통사, 단말기 제조 업체들은 MaaP를 선두로, 메시징 생태계를 만들고, 모든 서비스를 메시징으로 통합하여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방향과, A2P 기반의 챗봇 및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으로 RCS의 방향을 잡은 듯 보인다.


RCS가 성공하기 위해 보완해야 하는 것은?
많은 기능과 호환성을 내세운 RCS 서비스이지만 최대의 약점은 메시지의 보안성이다. 메신저 서비스 업체들은 송신자가 작성한 메시지를 암호화하여 전달하고, 이를 받은 수신자만 복호화가 가능한 종단 간 암호화 방식(End-To-End Encryption)을 최신 버전에 대부분 적용하였다. 인터넷에서 메시지를 전달할 때 메신저 서비스 제공자를 포함한 제삼자가 절대로 내용을 알 수 없도록 양쪽에서 암호화/복호화하는 방식이다.


카카오톡은 비밀 채팅 기능을, 라인 메신저는 레터 실링(Letter Sealing), 페이스북의 왓츠앱은 별도의 옵션을 통해 종단 간 암호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RCS의 명세를 정의한 Universal Profile에는 이런 암호화에 대한 규격이 따로 정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RCS 구현체들은 전달 구간(transit path)만 TLS 방식의 암호화만을 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기술적인 진도가 부진한 것은 기술적 난이도보다는 국가 기관의 감찰 및 범죄 사전 차단을 위한 정치적인 이유와 이를 지원해야 하는 이통사의 관계가 이유라고 알려져 있다.


구글이 배포하고 있는 구글 RCS에 종단 간 암호화를 적용하겠다고 언급한 적은 없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매우 중요한 메시징 서비스에 좀 더 강력한 보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차기 RCS 버전에 어떠한 방식의 보안을 추가할지 궁금한 대목이다. 또한 많은 메신저 서비스들이 이미 스마트폰 외에 태블릿과 PC 등, 계정 기반의 서비스를 다른 장치에서도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반해 RCS는 전화번호와 같은 연락처가 내장된 스마트폰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능성뿐만 아니라 확장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결국 RCS 기술은 기존 메신저 서비스가 제공하는 메신저의 편리한 기능성, 최신 암호화 기술을 동일한 선상에서 적용하고 모바일 장비의 제한점을 어떻게 극복할지, A2P와 MaaP와 기술을 얼마나 사용자들이 편리하고 유용하게 받아들일지에 따라 이통사와 제조사, 그리고 리치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비즈니스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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