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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권 Apr 08. 2023

지금만 같다면

지금보다 더 좋았던 적이 없었다. 말 그대로라고 말하고 싶은 이 마음. 더 이상 변함없는 시간이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왜냐면 지금만큼 행복할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행복을 말하기에는 아주 작은 아이였던 나. 늘 품어왔던 "행복해지겠어."라고 말은 했지만 정작 그 방법은 까마득한 언덕 넘어에만 있는, 나에게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그런 마음으로만 생각했다. 


정작 행복함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나는, 그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듯 한 일상의 소외감으로 또 다른 아픔을 겪기도 한다. 그런 걸 바로 행복결핍이라고 말해야 할까.


지금은 남 부럽지 않은 부를 쌓은 어느 한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어려움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도 말한다. 지금의 성공은 지난 시간의 아픔으로부터 온 결과라고 말하는 듯했다.


행복도 마찬가지 아닐까. 지금의 행복은 그동안 겪어온 아픔이 단단해진 결과라고. 그렇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행복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아니, 어디에서부터 "짠"하고 나타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행복의 원천이 있다면, 그곳은 바로 어디일까 생각해 본다. 준비했던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잘 정리하고, 그토록 갖고 싶었던 나만의 글 쓰는 시간을 자유롭게 누리는 것일까.


나를 향한 아이의 해맑음에 내 마음까지 정화해 주는 이 일상의 시간이 바로 행복일까. 누군가 묻는다면 일상의 행복을 이제야 느끼게 되면서 나를 기운 돋게 만든다고 말하고 싶다.


잘 들여다보면 행복이 어디 다른 곳에 있었던 건 아닌데 말이다. 이제야 그 행복을 느끼고 산다. 그래서 말인데, 이제 보니 행복이라는 것은 만들어내야 하고, 또 찾아 나서야만 존재하는 게 아닌가 보다. 


그저 지금 내 주변에 있는 행복을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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