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상권 Apr 19. 2023

성인

혼자 살아가는 게 오히려 편해진 세상 같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내가 아닌 가족이라는 테두리에 있는 누군가를 위해 살기보다는 이제는 더 쉽게 살고 싶은가 보다. 사실이 그렇다. 인생 기껏 해봐야 수십 년 사는 건데 뭐 하러 어렵게 고난의 길로 들어서는 걸까.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그럴까. 정말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모습은 한결같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자신의 목적지를 찾아 자신만의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누가 대신해서 운전해 줄 수 없는 그 길을 가게 하는 부모의 마음이 늘 편안하지만은 않다. 그도 그런 게 대신해서 살아주고 싶어질 때, 그때는 무언가 힘든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아이는 말한다. "엄마가 대신해주면 안 돼?", "아니야, 부모는 조수석에 앉아 있는 사람이야. 네 인생의 운전자는 너야."


"아무리 엄마가 도중에 내리거나, 또 아빠가 옆에서 시끄럽게 해도 너는 너의 길을 찾아서 운전해야 해" "운전대를 절대로 놓치지 말고 네가 가고 싶은 목적지까지 끝까지 가야 해" <남이 될 수 있을까>


사실이 그렇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운전하고 있는 아이가 배고플 때 먹을 거를 챙겨주고, 심심힘하지 않게 말이나 붙여주고 그러는 것이다. 아이가 성인으로 자라는 데 도와줄 수 있는 어른으로 나는 자랐을까. 힘들어도 성인으로 커가고 싶다. 힘들어도, 운전대를 잡은 아이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어른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지금만 같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