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보아도 어여쁘고 저리 만져도 탐스러운 연둣빛 콩
이리 보아도 어여쁘고
저리 만져도 탐스러운
고운 연둣빛 작두콩.
예전엔 미처 몰랐네,
이 콩이 요로코롬
사랑스러울 줄이야~
조금 덜 익은 작두콩
잘게 썰어 해님께 맡겨
며칠 만에 바짝 말라 주면
장작불로 달군 덖음솥에
고이 볶아 작두콩차를 빚어내나니.
이 차는 비염에 좋다는데
감기 드문 여름철에
아침마다 몸에 들인 건
차분하고 담백한 그 맛을
입이 정말 좋아해서,
따뜻한 찻물이 시린 마음까지도
포근히 어루만져 주는 것만 같아서.
농사지어 차로 탄생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묵묵히 일구어 낸
우리 집 ‘생활의 달인’님과 함께
상쾌한 아침 작두콩차를 마시며
추석 앞둔 구월 둘째 주를
담백하게 맞이해 본다.
세상 많은 사람들
자기 자리에서
저마다 좋아하는
차 한 잔 마주할
여유가 있기를
그리하여
다가오는 한가위
넉넉하고 은은하게
맞이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