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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TNG 상상플래닛 Aug 10. 2020

잊혀 가는 이야기로 당신의 옷장을 채웁니다

플래닛 인터뷰: 리에이크


혹시 출퇴근 길 지하철에 적혀 있는 시에 감동을 받고, 평범한 일상을 따뜻하게 바꿔본 경험이 있나요? 그런 여러분이라면, 이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에 관심이 생길 겁니다. 일상 속에서 시를 더 자주 접할 수 있도록, 잊혀 가는 한국 문화 속 이야기로 당신의 일상을 채우는 ‘리에이크’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문화를 패션으로, 리에이크(ryake)


일상에서 매일 입는, 일상에 가장 맞닿아있는 옷에 시를 담아내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플래닛 인터뷰의 첫 번째 주인공, 리에이크의 시작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들어봅니다.


Q. 간단한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야기를 만들다(story+make)’라는 뜻을 가진 ‘리에이크(ryake)’의 고경표(이하 ), 김승역(이하 )입니다. 패션을 통해 잊혀 가는 우리 문화와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리에이크 김승역 님(좌)과 고경표 대표님


Q. 우리 문화와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패션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고: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 패션이라는 소재가 보편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매개체로 삼으면, 우리가 담고자 하는 이야기를 더욱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혹시 원래 패션에 관심이 있었는지.

고: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는 팀원 중에 패션 분야와 관련된 분이 없었어요. 옷을 좋아하긴 했는데 패션을 공부하겠다던가, 패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는 것 같아요.


Q. 팀원들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고: 승역님은 동아리 활동했을 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만났고, 다른 팀원인 예지님은 ‘KT&G 상상스타트업캠프’ 팀 빌딩을 하면서 만나게 되었어요. 얘기를 나눠봤는데 잘 통하는 것 같아서 섭외를 하게 됐죠.

*KT&G 상상스타트업캠프: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사회혁신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국내 최초 풀타임 사회혁신 스타트업 런칭 프로그램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 우수팀으로 선정된 리에이크


Q. 잊혀 가는 우리 문화를 전달할 주요 대상으로 MZ세대를 선정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고: 요즘 문화를 만드는 것에 있어서 MZ세대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 같아요. MZ세대가 자주 사용하는 매체의 휘발성이 우리 문화가 잊혀가는 원인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었고, 그래서 주요 대상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MZ세대 (MZ generation):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Q. 실제로 MZ세대의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은 어떤가요?

고: 저희가 중점적으로 다루는 문화는 ‘시’인데요. 생각보다 시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있더라고요. 시 구절을메신저 배경이나 SNS에 공유하는 사례도 생각보다 많이 있고, #글귀스타그램 같은 해시태그도 잘 활용해요. 이런 현상을 보면서 MZ세대를 대상으로 옛날 우리 시인들의 이야기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보게 되었어요.



펀딩을 통해 이육사 시인의 이야기를 전하다


리에이크는 현재까지 6건의 펀딩을 진행하면서 일상에 우리 문화를 접목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이번 여름에 진행한 ‘264 프로젝트’는 목표액 349%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는데요. 리에이크가 전하는 시인과 시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볼게요.


최근 진행한 '264 프로젝트' 펀딩


Q. 다양한 한국 문화 중에서 시, 그중에서도 일제강점기 시인의 스토리를 조명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 처음은 옷에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우리 문화 이야기를 어떻게 담으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시가 함축적으로 이야기를 담고 있고, 팬층도 많아서 좋은 방법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다양한 시대의 시 중에서도 일제강점기 시절의 시인과 시가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느꼈고, 이러한 시를 담아야 오늘날 새로운 시로 재해석되는 스토리가 완성될 거라 생각했죠.


Q. 수많은 일제강점기의 시인 중 이육사 시인을 펀딩의 주제로 선정했는데요. 봄 시즌에 이어 여름 시즌까지 이육사 시인으로 선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고: 유명한 시인이라고 해도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많을 텐데요. 특히, 이육사 시인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실제 독립운동을 하셨다는 이야기도 있고, 감옥에 여러 번 투옥되었다는 이야기는 학교에서 정말 잠깐 들었던 이야기라 기억에 남지 않았거든요. 봄과 여름에 걸쳐 연속으로 이육사 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후 새로운 시인을 주제로 다뤄보려고 합니다. 


Q. 이육사 시인의 시 중에서 『청포도』 말고 다른 시를 추천한다면?

고: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라는 시인데, 저희가 옛날에 엽서로도 만들었던 작품이에요. 이육사 시인의 시를 보면 대체로 일제강점기에 대한 암울한 현실을 노래하고 있지만, 희망을 노래하는 시들도 많이 있거든요. 『청포도』와 같은 맥락으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서 추천하고 싶어요.


『청포도』를 패션을 통해 감각적으로 재해석했다


Q. 이육사 시인을 주제로 한 여름 시즌 펀딩이 끝났는데, 소감은 어떤지.

김: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게 많았어요. 펀딩을 시작하는 시기도 조금 늦어졌고, 장마가 길어져 시즌 제품(반팔티)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나 싶어요. 열심히 준비했는데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죠.


Q. 지난 펀딩과 비교했을 때 리워드의 어떤 부분이 달라졌나요?

김: 이번에는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맞출 수 있도록 디자인과 컬러의 확장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디자인을 9가지로 구성하면서 지난 펀딩에 비해 확실히 제품의 다양성이 강화되었습니다.


Q. 펀딩 때 받은 피드백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김: 수험생이 리에이크 옷을 자주 사는데,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들어서 친구들한테 자랑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코로나로 밖에 나가지 못해 너무 아쉬운데 집에서 리에이크 폰케이스랑 옷을 들고 버티겠다고, 저희의 취지가 멋있고 존경스럽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기뻤습니다.


수험생의 자랑이 된 리에이크의 옷


Q. 제품을 만들고, 펀딩을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시와 시인을 접했을 것 같아요. 혹시 각자 최애 시 혹은 시인을 꼽아볼 수 있을까요?

고: 요즘은 이병률 시인의 『무엇을 제일로』라는 시가 마음에 들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때 어떤 것을 남길 것인지에 대한 내용인데, 절절한 사랑이 느껴져서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도저히 뺄 것 하나 없는 
그 사람의 무엇 하나만을 
어떻게 옹색하게 바란단 말인가 
- 이병률 『무엇을 제일로』


김: 저희 제품에 담긴 시 중에서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시가 있어요. 특히, 마지막 구절을좋아합니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Q. 혹시 리에이크 제품의 모델로 상상하거나, 옷을 입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 분 있나요?

김: 한 분 계시는데, 우리나라 분이 아니세요. 얼마 전에 제가 꿈을 꿨는데 카니예 웨스트가 저희 옷을 입은 거예요. (웃음) 꿈에서 만났던 카니예 웨스트를 원합니다.

고: 저는 개인적으로 김태리 님이 입으면 정말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 언젠가 김태리 님과의 협업을 기대해 봅니다.



리에이크가 상상플래닛을 만났을 때


리에이크는 KT&G의 ‘상상 스타트업 캠프’를 통해 우수팀으로 선정되었고, 이후 상상플래닛에 입주하게 되었는데요. 리에이크가 실제로 경험해 본 상상플래닛은 어떤 공간이었을까요?


Q. 상상플래닛 공간을 이용해 본 소감이 어떤지.

고: 소감을 해시태그 3가지로 정리해봤어요. 첫 번째 해시태그는 #따뜻함인데, 팝업 전시를 진행할 때나 평소에 인사를 나눌 때 운영팀 분들이 밝은 표정으로 맞이해주셔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두 번째는 #깔끔함, 저희가 다른 공유 오피스에도 있어 봤는데 공간의 느낌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산뜻했어요. 마지막은 #공간감인데요. 공간을 넓어 보이게 잘 조성한 거 같아요. 층별로 공용 공간이 잘 되어 있어서 일하거나 쉬기에 더 편해서 좋았습니다.


Q. 상상플래닛의 첫 팝업 전시를 진행하셨는데요. 어떠셨나요?

고: 저희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봤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어요. 운영팀에서 스탠드도 빌려 주시고, 피드백도 많이 주셔서 즐겁고 편하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번에 공간이 더 활성화되고, 기회가 되면 또 해보고 싶어요. 저희의 팝업 전시는 8월 말까지 확인하실 수 있어요.


커넥트홀에서 진행 중인 '플래닛 팝업' 전시


Q. 상상플래닛 공간을 배경으로 제품 사진을 촬영하셨던데, 어떤 공간이 촬영하기에 좋았는지.

김: 스케일업 라운지가 아무래도 층고가 높다 보니 창이 넓어서, 자연광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사진도 자연스럽게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커뮤니티 라운지도 탁구대나 게임기 같은 액티비티 한 요소가 많아서 활용하기 좋아요.


Q. 상상플래닛 배경으로 특별히 잘 나오는 포즈가 있나요?

김: 포즈는 글쎄요. (웃음) 어디서든, 어떤 포즈든 잘 나오는 것 같아요.


Q. 상상플래닛 입주를 추천한다면?

고: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처음 공간 투어 할 때 공간도 다 넓고, 공간마다 디테일이 살아있어서 좋았는데, 실제로 입주해서 지내보니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기존 공유 오피스에서 답답함과 삭막함을 느꼈던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커뮤니티 라운지를 배경으로 한 모델컷



리에이크가 꿈꾸는 상상


정말 열심히 달려온 리에이크,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100년 후(?)의 미래까지 펼쳐지는 리에이크의 상상을 만나볼게요.


Q. 올해 하반기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고: 우선, 의류 제품에서 라인업 보강이 필요할 것 같고, 예전에 반응이 좋았던 문구류도 다시 진행해보려고 해요. 그리고 아직 구상 단계인데, 뉴스레터를 통해 재미있는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실제로 진행하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발행해서 화요일에는 시인들의 TMI라던가,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목요일에는 하나의 테마에 맞춰 시를 큐레이션 하여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Q. 해외 진출도 계획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고: 아직은 국내에서 내실을 다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올해는 국내에 초점을 맞춰서 성과를 내고, 내년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Q. 진출하게 된다면 어떤 나라로?

고: 미국, 카니예 웨스트의 나라, (웃음) K-POP과 같은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고,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권에 도전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Q. 시 말고도 소설, 민요 등 소재 확장에 대한 계획이 있을까요?

고: 올해와 내년 초까지 시에 초점을 두고, 자연스럽게 소설이나 음악으로 저변을 넓혀갈 생각 중입니다.


Q. 올해 상상플래닛 연말 파티에 시상식이 예정되어 있다. 어떤 상을 받고 싶나요?

김: 글쎄요. 저는 진짜 큰 욕심이 없어가지고. 

고: 이곳이 상상플래닛이니까 ‘상상 그 이상’ 어떨까요. 상상을 상상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구현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상으로 생각해봤습니다.


Q. 카니예 웨스트 님과 김태리 님이 리에이크 옷을 입으면 받을 수 있겠네요!

고: 노력하겠습니다. (웃음)


Q. 이건 조금 먼 미래의 계획이긴 한데요. 100년 이후 리에이크라는 브랜드가 존속해 있다면 지금 시대의 문화를 조명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요즘 문화 콘텐츠 중에 100년 후 시점의 세대에게 소개되었으면 하는 문화는 무엇인가요?

고: 요즘 짤방이 되게 인기가 많잖아요.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짤방 하나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지금은 짤방의 시대가 아닌가 싶고, 우리는 역시 ‘해학의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100년 뒤에 지금의 문화가 잊힌다면 패션을 통해 짤방을 소개하고 싶어요.


Q. 끝으로, 꼭 이루고 싶은 상상이 있다면 적어주세요!


조심스레 써 내려가는 리에이크의 상상


리에이크는 어떤 상상을 하고 있을까요? 

상상하는 모든 것을 펼치기 위해, 상상보드에 조심스레 써 내려가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야기가 가득한 공간 만들기!



‘이야기를 만든다’는 팀의 의미처럼, 우리 문화의 이야기를 패션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가는 리에이크를 만나봤습니다. 이들이 상상하는 대로 리에이크가 함께하는 곳 어디든 이야기가 가득한 공간이 되길 바라고 응원하겠습니다. 


리에이크를 더 만나고 싶다면?

- 리에이크 홈페이지 

- 리에이크 무신사 스토어 

- 리에이크 인스타그램 


<플래닛 인터뷰>
저마다의 상상으로 사회혁신을 만들어가는 상상플래닛 입주팀의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멤버들의 비전과 가치를 즐겁게 조명해보려고요. 앞으로 전하는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좋은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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