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날개를 달아줄 책 한 권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은 꽤 낭만적이었어요. 표지에 담긴 노을 진 바다와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부제가 참 잘 어울렸거든요. 이토록 낭만적인 제목의 경영서라니, 책에 담긴 내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오늘 소개할 책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은 ‘파타고니아’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가 저술한 경영서입니다. 이본 쉬나드는 기업의 이윤 추구와 환경 보호, 직원의 일과 여가 등 함께 추구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가치를 자신의 신념을 통해 실현한 경영자로 많은 이에게 모범이 되는 인물인데요.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파타고니아의 경영 철학은 이본 쉬나드의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본 쉬나드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을 친구 삼아 클라이밍을 했다고 해요. 당시 등반가들이 사용하던 피톤*은 한 번 쓰고 나면 바위에 버려두고 왔어야 했는데요. 자연이 상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던 그는 대장간을 차려 새로운 피톤을 만들었고, 이를 계기로 등산장비 업체를 창업하게 됩니다. 이후 의류 사업으로까지 확장하게 되면서 지금의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피톤: 암벽 등반에서, 갈라진 바위의 틈에 끼워 넣어 중간 확보물로 사용하는 금속 못
기업 미션인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We'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파타고니아는 사업을 수단으로 삼아 지구를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러한 미션을 증명이라도 하듯, 의류 회사이면서 환경을 위해 옷을 사지 말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자사 의류 무료수선 프로그램 '원웨어(Worn Wear)'를 통해 소비절감 운동을 펼치기도 해요. 또한, ‘지구세(Earth Tax)’를 만들어 연 수익의 1%를 자연환경의 보존과 복구를 위해 사용합니다.
이 책 속에는 지난 6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삶에 대한 이야기와 독특한 경영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사례와 더불어 제품 디자인, 생산, 유통, 마케팅, 재무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해 소개돼있으며, 인사 철학 관련 내용에서는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책의 부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 수 있답니다.
옳은 것을 선택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압도적으로 성공하는 것, 이본 쉬나드와 파타고니아의 이야기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회혁신 창업가들에게 훌륭한 레퍼런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덕업일치’의 성공적인 사례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와 현실의 어려움 앞에서 매일 고민하고 있을 모든 창업가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상상에 날개를 달아줄 구절
p.20 환경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는 우리의 사명을 타협할 생각이 없다.
p.85 나에게는 사업을 확장하더라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었다. 일은 늘 즐거워야 한다는 점이다. 일터로 오는 길에는 신이 나서 한 번에 두 칸씩 계단을 겅중겅중 뛰어올라야 한다.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입고 심지어는 맨발로 일하는 동료들에 둘러싸여 있어야 한다. 유연한 근무로 파도가 좋을 때는 서핑을 하고 함박눈이 내리면 스키를 타고 아이가 아플 때는 집에 머물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어야 한다. 일과 놀이와 가족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야 한다.
p.167 파타고니아의 의류는 아름다워야 한다. 파타고니아의 옷은 예술이 될 수 있다. 패션은 찰나에만 존재하지만 예술은 영원하다. 사실 패션은 언제나 유행이 지난 것일 수밖에 없다. 유행은 과거의 사건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되돌아올 수는 있겠지만 분명한 죽음을 앞두고 있다.
p.252 글에는 우리의 철학이 담겨야 한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가치관을 보여주고 명분을 홍보하는 개인적인 에세이와 제품을 판매하는 광고 문안, 이 두가지 종류의 글이 있다.
p.352 나는 평생 야외 스포츠를 즐기면서 자연이 다양성을 사랑한다는 것을 배웠다.
※ [상상의 나래]는 사회혁신 창업가들의 상상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콘텐츠를 통해 소개되는 책은 상상플래닛의 상상서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