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플래닛] 인사이드 스토리 with 음유도원도
최근 몇 년 사이 성수동이 재즈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색있는 재즈바와 재즈클럽이 떠오르며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재즈’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데요. 성수동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문화의 공존이 ‘성수’라는 지역의 역사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만나 볼 ‘음유도원도’는 재즈의 다양성과 문화의 확산을 위해 일반 대중들에게 재즈 공연을 선보이며, 관객들과 소통하는 공연기획사입니다. 성수동 재즈 문화의 확산과 문화예술 제공을 위해 KT&G 상상플래닛과 함께 지난여름부터 재즈 공연인 ‘재즈 스토리’를 기획하고 있는 ‘음유도원도’의 김효빈 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공연 기획사 ‘음유도원도’의 대표 김효빈입니다.
Q. 효빈 님이 운영하시는 ‘음유도원도’는 어떤 회사인가요?
음유도원도는 한국 재즈 뮤지션들의 공연을 기획하며 콘텐츠를 통해 공연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Q. 오늘이 음유도원도의 특별한 날이라고 들었어요.
오늘이 바로 음유도원도 1주년이에요. ‘작은 기업으로 게으르게 걸어온 1년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어흥-하리라’라고 인스타그램에 소감을 적었습니다. 제가 호랑이를 좋아하거든요.
Q. ‘음유도원도’를 운영하며 어떤 공연들을 기획하셨나요?
음유도원도는 원래부터 재즈를 듣는 사람들이 아닌, 재즈를 잘 모르는 일반 대중들을 위한 공연 기획을 하고 있어요. ‘서울 도시재생 협동조합(서울 CRC)’의 도시재생축제 ‘서울로 잇-다’, ‘음악이 흐르는 낭만서계’, 남양주 찾아가는 문화 활동 ‘나혜영과 함께하는 코지너콘’, ‘2021 뮤직앙상블-신진 재즈 뮤지션의 창작곡을 만나다:MEET THE COMPOSERS’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지금은 KT&G 상상플래닛과 ‘플레이 플래닛: 재즈스토리’를 함께하고 있고요.
Q. 공연기획이란 영역은 사실 꽤 많은 과정과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알 수 있을까요?
저는 원래 재즈를 공부하고 연습하던, 연주자 지망생 중 한 명이였어요. 음악을 들으러 다니면서 좋은 음악, 콘텐츠 그리고 공간이 재즈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과 만났을 때 큰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런 일련의 경험들을 통해 공연 기획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작년 서울 CRC 공연 같은 경우, 서계동 도시재생지역에서 진행되었어요. 접근성도 그렇고 사람들이 많이 올까? 사람들이 재즈를 좋아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관객분들이 찾아오셨고, 공연을 즐겨 주시면서 지역민들과 재즈를 매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어요. ‘MEET THE COMPOSERS’ 같은 경우 신진 재즈 뮤지션들의 창작곡을 선보였는데요. 이 공연을 통해 지역민들은 새로운 재즈 음악을 들을 수 있었고, 신진 뮤지션들은 음악성을 발전시킬 기회가 되었습니다.
Q. 문화적 측면에서 음유도원도가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사실 ‘문제’라기 보다는 음유도원도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저는 대중들이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재즈’와 그 이미지가 ‘한정적이다’라고 생각해요. 재즈라는 카테고리 안에 정말 다양한 장르가 있고, 다양한 뮤지션들이 있고, 그 뮤지션들이 매일 색다른 공연과 연주를 하고 있는데 미디어를 통해 비춰지는것은 단순히 ‘재즈’라는 큰 빙산의 일각 같은 느낌을 받거든요.
음유도원도는 재즈의 다양성과 요소들을 표현하고 싶어요. 재즈 안에 있는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고, 또 다양한 장르를 찾는 관객들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싶어요. 현재 KT&G에서 진행하고 있는 ‘플레이 플래닛: 재즈 스토리’ 역시 매달 하나의 컨셉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음악, 계절, 악기 구성 등을 뮤지션들과 협업을 통해 재즈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상상플래닛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이 다양한 재즈 공연을 통해 자신과 맞는 재즈 장르를 발견하고 앞으로 그것을 즐긴다면, 음유도원도의 ‘재즈 스토리’는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KT&G 상상 플래닛에서 특별히 ‘재즈’ 공연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성수라는 지역이 몇 년 전부터 서울의 떠오르는 멋진 플레이스가 되었고,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힙한 장소가 되었어요. 그 점과 맞물려 재즈 클럽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현재도 많은 재즈 클럽이 운영되고 있어요. 이런 상황과 KT&G 상상플래닛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젊은 창업가를 위한 공간에서 젊은 신진 뮤지션들이 재즈 공연을 한다면, 상상플래닛의 취지와 성수라는 지역에도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홍대 인디 문화 하면 ‘KT&G 상상마당’이 떠오르는 것처럼, 성수 재즈 문화 하면 ‘KT&G 상상플래닛’이 떠오르는 것도 꽤 재밌잖아요?
Q. 신진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공연을 진행해오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두었던 가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앞서 말씀드렸던 다양성, 그리고 ‘소통’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공연을 기획하고 있지만 그 공연이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일방적인 공연이 아닌, 대중들과 음악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을 중점으로 두고 있습니다. 또한 좋은 음악적 재능을 갖고 있는 뮤지션들이지만, 아직 대중들 앞에 선보일 기회가 많지 않은 이들을 대중에게 알리고, 이를 통해 뮤지션들이 지속적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을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소통은 사람들이 음악에 반응하고, 다시 공연장에 찾아가는, 이런 점들을 소통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Q. ‘플레이 플래닛’을 함께한 신진 재즈 뮤지션들의 소감이 궁금해요.
일단은 대부분, 아니 거의 모든 분들이 크게 만족하셨어요. 처음에 조금 당황하시는 부분은 포스터에요. 상상플래닛 1층에 가면 내 얼굴이 들어간 포스터가 사방에 붙어 있잖아요. 처음엔 당황하시다가 나중에 되게 좋아하시더라고요. 단독 공연의 느낌이잖아요. 그런 점도 있고 무엇보다 공연장이 되게 좋대요. 소리가 잘 뻗어나가고, 공연하기 정말 좋은 장소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관객들이 음악에 집중하며 호응해 주시는 것도 정말 좋아서, 기회가 되면 또 공연하고 싶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Q. 상상플래닛과 함께 ‘플레이 플래닛’을 기획하며 좋았던 점이 있다면?
먼저 ‘KT&G 상상플래닛’이라는 건물이 주는 느낌을 말하고 싶어요. 1층 공간이 소리의 울림이 좋아서 관객들에게 소리가 잘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는 공연을 같이 즐겨주시는 관객들이 정말 좋아요. 짧은 점심시간을 할애해서 음악을 같이 즐겨 주시고, 또 다소 난해하고 어려울 수 있는 재즈 음악을 진지하게 들어주세요. 무엇보다 신진 재즈 뮤지션들에게 아낌없는 호응을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기획했던 의도대로 음악이 전달되는 것을 보았을 때, 그리고 그것을 통해 관객들이 음악적 감명을 받는 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Q. 앞으로 상상플래닛과 함께 진행하고 싶은 다른 장르의 공연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재즈라는 카테고리 안에 수많은 장르와 뮤지션들이 있어요. 이런 재즈의 다양성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마치 밴드’라고 하나요. 뉴올리언스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행진곡 장르를 공연해보고 싶어요. 6명, 7명 정도로 구성이 정말 많아요. 브라스 소리를 뿜어내는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거든요. 그런 에너제틱한 장르의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20명 정도 되는 빅밴드 공연도 진행해 보고 싶네요. 관객분들이 정말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Q. 현재 흘러가고 있는 성수 재즈 문화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성수라는 지역이 예전과 다르게 큰 관심을 받고 있어요. 젊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힙한 카페나 음식점, 공간들이 생겨나고 그 사이에 재즈 클럽도 하나의 문화로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양한 성수동의 공간, 문화와 함께 재즈 문화도 같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 좋겠습니다.
Q. 추천하고 싶은 효빈님만의 성수동 재즈바를 알 수 있을까요?
재즈바마다 갖고 있는 특색이 다르고 그에 따른 뮤지션들의 컬러나 성향이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재즈 클럽, 자신만의 아지트를 찾아보시는 것도 성수 재즈 문화를 즐기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나만의 공연을 기획하고 선보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목표도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효빈님만의 플레이리스트로 가득한 재즈바도 기대되는데요.
저는 미국 워싱턴에 기반을 둔 ‘NPR Music’에서 선보이는 ‘Tiny Desk Concert’를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재즈뿐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멋진 뮤지션들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관객들이 온전히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에서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즐기고,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온라인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전달하고 서로 소통하는 공간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Q. 앞으로 효빈님은 어떠한 공연을 하고 싶고, 효빈님의 공연을 통해 세상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싶으신가요?
공연기획을 통해 더 많은, 더 멋진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을 만나 음악적 교류를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대만과 일본에 거주한 경험이 있어서, 궁극적으로는 일본과 대만의 뮤지션들을 초청해 한국에서 공연하고 싶어요. 또 한국의 뮤지션들을 일본, 대만에 소개하는 공연도 하고요. 그런 범 아시아적인 음악적 교류, 음악 공연을 기획하고 싶습니다. 이런 공연을 통해서 사회에 다양한 문화 예술적 장르들이 공존하는데 솜털 같은 기여를 하고 싶어요. 새로운 것을 찾는 일에 흥미가 있는 관객들과 다양한 공연이 만나게 되는, 그런 멋진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Q. 마지막으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효빈님 만의 여정에 메인 테마곡이 되었으면 하는 재즈곡이 있다면?
‘Miles dvais – So what’ 이란 곡이 테마곡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즈 누가 듣냐, 음악 그거 돈 안된다, 공연기획 그거 힘들다’라는 부정적인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솔직히 체감도 하고 있고요. 하지만 “so what? 그래서 어쩌라고?” 그냥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음악에 제 능력이 닿는 곳까지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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