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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상원 Sangwon Suh Oct 18. 2015

스위스 여행시 유의사항 몇 가지

스위스는 융프라우-, 인터라켄, 라우터브루넨, 베른, 루체른, 로잔, 취리히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많다. 비교적 안전하고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으나 여행이나 출장 때문에 스위스를 방문한다면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스위스에서 운전할 때

안전제일 주의인 스위스에서 과속에 물리는 벌금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2010년 한 스웨덴인에게 물린 과속 딱지는 자그만치 1,000,000 스위스 프랑. 우리 돈으로 10억원이 넘는 세계 최고기록. 시속 290km로 달린데다가 벌금에 수입 수준을 고려하는 스위스의 독특한 벌금제도 때문 (관련 기사).


스위스에서 운전을 한다면 일단 속도 규정을 정확히 숙지해야 한다. 스위스에선 도로교통 표지판이 속도를 친절하게 표시해 주지 않는다. 표지가 없어도 운전자가 규정에 맞춰 알아서 운전하도록 되어있다.



규정은 아무런 표시가 없는 도심 시속 50km, 교외 국도 시속 80km, 자동차 전용도로 시속 100km, 고속도로 시속 120km다. 곳곳에 카메라가 있다. 특히 터널 출구에 많기 때문에 유난히 긴 스위스의 터널을 빠져나왔다고 신나게 밟으면 바로 찰칵.


외국인도 본국 주소까지 꼭 찾아서 고지서를 보낸다. 그냥 무시했다가 만약 다시 스위스에 가야 할 일이 생겼을 때 입국 심사나 불심검문에 걸리면 바로 구금되거나 형사재판까지 받을 수 있다. 특히 스위스는 외국인에게 별로 관대하지 않다.


스위스에서 운전하려면 규정속도보다 조금 천천히 갈 생각으로 운전하는 것이 좋다. 물론 과속하는 차들이 많은데 이들은 카메라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아는 현지인들의 경우.


과속딱지ㅠㅠ

이 글을 올린지 벌써 두달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 드디어 집으로 벌금 고지서가 날아들었다. 그러지 않아도 한 두 번 찍혔을 것 같아 걱정했는데 결국 올것이 왔다. 고지서는 이렇게 생겼다.

시속 50km구간에서 55km로 달린것으로 찍혔는데 오차 보정을 위해 3km를 빼고 남은 2km에 대한 벌금 40프랑을 내야한다. 약 5만원. 얼른 내야겠다.


취리히 공항

취리히 공항내 표지판은 거의 한심한 수준.공항 이용자의 관점에서 필요한 곳에 표지판을 설치한게 아니라 공항 관리자의 입장에서 표지판을 달기 편한 곳에 설치한 듯. 표지판도 엉망인데다 첵인 카운터가 4개 층에 분산되어 있어서 출발 시간이 임박해서 공항에 도착하면 비행기를 놓칠 확률이 높다. 될 수 있으면 취리히 공항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고 이용해야 한다면 충분히 여유를 두고 미리 공항에 도착하는 것이 좋겠다.


규정과 융통성

스위스에선 안전과 규정이 무척 중요하다. 이곳에서 융통성은 미덕이 아니다.


나는 오늘 취리히 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지연되어 항공사 라운지를 찾았다. 나는 예약할때 미리 마일리지 번호를 입력하기 때문에 마일리지 카드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또 탑승권에 이미 내 회원 등급과 번호가 적혀있어 마일리지 카드가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 연세가 지긋하신 항공사 직원분 말씀은 규정이라 마일리지 카드를 꼭 확인해야 들여보낼 수 있단다.


유럽의 다른 곳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스위스에선 이럴 때 화를 내거나 기분 나빠하면 안된다. 먼저 한번 허허 웃고 즐거운 맘으로 얘기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이 사람들이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굳이 화내는 외국인을 도와줄 이유가 없다. 나도 기분 좋게 얘기한 결과 한 5 분 걸려 인터넷으로 확인 후 통과. 보딩패스에 적힌 똑같은 내용을 다시 인터넷으로 확인한 것 뿐이다.


그 동안 내 뒤로는 줄이 길게 늘어섯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갈등 상황 발생시

스위스에선 규정을 중시하고 융통성이 없는 현지인과 규정을 잘 모르는 외지인간에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많다. 이 경우 한국에서는 정색을 하고 따지는 것이 통할지 몰라도 여기서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들기 일쑤.


특히 국경의 스위스 경찰과는 마찰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에서 운전해서 스위스로 들어올 수 있는데 국경을 지날때 검문을 하곤 한다. 이럴 때 괜히 급하니 빨리 처리해 달라던가 다른 사소한 일로 경찰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가는 조사를 핑계로 영장 없이도 합법적으로 구금될 수 있다. 그러다 비행기라도 놓치면 본인만 손해.


나는 오늘 렌트한 차를 돌려주는데 직원이 뒤 범퍼가 까졌다고 물어내야 한단다. 계약서를 보여주며 해당부분은 렌트할 당시 이미 스크래치가 있어 표시가 되어있다 했더니 긁힌 것은 스크래치(scratch)지만 까진 것은 규정상 대미지(damage)로 분류된다며 언성을 높인다. 순간 약간 황당.


이럴 때 같이 화를 내면 손해다. 규정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현지의 규정을 잘 모르고 상대적으로 시간도 촉박한 여행자에게만 불리할 뿐. 한번 허허 웃고 나는 너처럼 전문가가 아니라 스크래치와 대미지를 구분 못하고 키를 받았다고 설명하니 이 친구 혼자 중얼중얼 뭐라고 하더니만 무슨 선심이라도 쓰는 것처럼 담엔 안봐준다며 패쑤.


규정과 관련해 갈등 상황이 생기면 스위스 사람들은 배운 대로 자기 직무에 충실할 뿐이라는 것을 상기할것.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고 서로 기분이 상하는 상황까지 가면 전적으로 외지인이 불리하다.


지난 화요일 눈 내린 스위스 다보스(Dav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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