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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톨리, 작지만 웅집된 힘의 소유자

인간 신체의 위대함을 보다

by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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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툽을 하다보면 우연찮게 재미있는 쇼츠를 보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아나톨리는 매우 유쾌한 쇼츠를 선물해 줬다. 유쾌한 영상 중에는 과거 이경규가 히트 시킨 ‘몰래카메라’류의 훔쳐보는 재미가 최고다. 아나톨리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프로 파워리프터로, 국제 파워리프팅 연맹 데드리프트 부문 챔피언이다. 1990년 생으로,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란 그는 14세부터 제대로 된 헬스장이나 코치없이 주변 물건을 이용해 훈련을 시작했다. 10년 이상 훈련으로 단련된 근육을 기반으로 지금은 피트니스 트레이너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그의 유튜브 영상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그의 채널 ‘Mr, Anatoly’는 88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총 30억 뷰를 돌파했다. 화제의 이유는 헬스클럽에서 ‘청소부’나 ‘초보자’로 위장해 건장하고 덩치가 큰 헬스 트레이너들을 놀려먹는 ‘몰래카메라’ 때문이다. 예를들면 어리숙한 청소부로 분장해 청소를 위해 300kg 이상의 무거운 데드리프트를 한 손으로 들어 옮기거나, 그보다 덩치가 2배 이상 큰 보디빌더들이 낑낑대며 드는 데드리프트를 가볍게 들어 올려 놀라게 하는 장면이 바이럴로 퍼지며 리액션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미친 괴력 아나톨리’의 콘텐츠는 재미와 동기부여를 동시에 준다. 재미는 앞에서 말했듯이 몰래카메라 형식을 빌려 덩치 큰 보디빌더들을 놀라게 하는 재미가 있고, 동기부여는 어떻게 저런 비교적 작은 체구로 무거운 리프트를 쉽게 들어올리는지 그의 근력 단련법과 힘의 웅집력에 감탄하는 것이다. 아나톨리의 훈련은 파워리프팅 기반으로, 강도(Strength)와 지구력(Endurance)을 강조한다. 그는 '1%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따르며, 최대 중량(1RM)의 80% 정도로 세트를 구성해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인다. 주요 포커스는 스쿼트(Squat), 벤치 프레스(Bench Press), 데드리프트(Deadlift)라는 파워리프팅 3대 운동이며, 약점 보강을 위한 액세서리 운동을 추가해 부상 위험을 줄인다. 그는 헬스장뿐만 아니라 홈 워크아웃 프로그램도 제공하며(예: 풀업 바, 병렬 바 필요), 8주 단위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통해 체중 감량, 근육 증가, 쉐딩(지방 감소), 강도 향상을 목표로 한다.


아나톨리와 같은 근력과 힘을 얻기 위해 구체적인 훈련법도 알아봤다. 아나톨리의 루틴은 주 4일 고강도 훈련 + 3일 휴식/회복으로 구성되며, 각 세트는 피라미드 방식(점진적 중량 증가)으로 진행한다. 그의 이런 구체적인 훈련 매뉴얼은 얼마든지 얻을 수 있으며, 헬스장에서 하는 운동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부터 구체적인 스케줄에 따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훈련을 해보고 싶다.


아나톨리01.jpg [그가 괴력을 낼 수 있는 원천은 사만다라는 애칭을 가지는 32kg의 청소도구에 있다고 놀린다]


하지만, 그의 폭발적인 힘의 융집력은 단순히 근력훈련으로만 이룰 수 없다. 또 다른 비결은 중추신경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파워리프터는 신경계를 자극해 근육이 최대한의 힘을 발휘하도록 훈련한다. 아나톨리는 폭발적 동작(explosive movements)과 고강도 저반복 훈련(3-5회)을 통해 신경계를 단련한다. 이는 근육 모집(muscle recruitment)을 극대화해 단번에 큰 힘을 낼 수 있게 한다.


사람의 신경계는 의학적으로 매우 놀라운 효과를 낸다. ‘알츠하이머’ 전문의에 의하면 일반적인 알츠하이머 환자는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걷기에는 매우 힘들어하지만, 농구 드리블 같은 복잡한 동작에 활발히 반응하는 이유로 뇌의 신경계 작동 방식의 차이를 말한다. 즉 알츠하이머병은 주로 기억력, 인지 기능, 그리고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을 담당하는 뇌 영역(예: 해마, 전전두엽)을 손상시키지만, 운동 기능을 조절하는 뇌 영역(소뇌, 기저핵, 운동피질)은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에서는 덜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걷기와 같은 자동화된 운동은 뇌의 자동 처리 시스템(habitual motor control)에 의존하며, 이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손상된 인지적 조절(예: 주의력, 계획 능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농구 드리블은 의식적이고 복잡한 운동으로, 다른 뇌 경로와 신경 메커니즘을 활성화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농구 드리블은 재미있고, 목표 지향적이며, 보상(공을 튕기는 성공)을 제공하는 활동으로, 이는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자극해 운동 수행을 촉진한다. 반면, 걷기는 단순 반복적이어서 동기부여가 덜할 수 있다. 이처럼 평소에 흥미롭고 즐거운 운동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단순, 반복적, 자동화된 활동의 손상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릴 수 있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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