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된 지 3개월

졸업하면 뭘 하게 되나요?

by 사노니

보건학 박사를 졸업하고 갑자기 새로운 길로 나가는 경우는 잘 없는 것 같다.

그저 하던 일을 그대로 하고 있는 케이스가 많은 것 같다.

왜냐면 이건 그저 과정이었을 뿐, 하루 아침에 비행기를 타고 이민을 가는 획기적인 변화의 시작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던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생활을 하다가 문득 졸업 이후의 달라진 걸 체감해 보고 싶어서 부업을 시작해 봤다.


생각보다 사이드 잡에서의 부름은 꽤 괜찮았다.

학위가 있고, 필요한 분야에서의 경력이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인재이다.


그렇게 상반기 일정이 3월 말부터 5월까지 꽉 채워졌다.

대학원이 빠져서 심심해질 거란 내 인생은 생각보다 빠르게 빈자릴 채워간 듯 하다.


대학원 다니면서도 사부작 딴 짓을 자주 했기에(책 출판, 미국간호사 면허 시험 통과, SNS 활동) 대학원이 없으면서 직장만 다니며 딴 짓을 하기란 퍽 쉬운 것 같다.


간혹 일이 몰려서 밤을 지새운 적도 있지만 학위 논문처럼 긴 시간 나를 옥죄는 것이 아니기에 잠을 덜 자서 피곤함만 남을 뿐 심리적 고통이 수반되지 않아 행복한 요즘이다.


짧은 3개월 동안 겪은 느낌을 회고해 보면, 그저 신기하다.

뭔가를 하면 할수록 지금 회사의 일과 나는 천생연분이란 생각이 든다.


일전에 출간한 책에는 '천직'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지금은 '천생연분'이란 단어가 더 적합한 것 같다.

장점이 단점을 보완하고 단점이 장점을 상쇄하는 완벽에 가까운 관계 같달까.



이걸 느낀 이유는 회사에서의 업무 방식이 내가 여러가지 종류의 프리랜서 부업을 하다 보니 내 취향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고객님을 마주하는 서비스업보다 작업물로 보여주는 의뢰를 좋아하는 편

-> 회사에서 하는 일도 메디컬 라이팅 의뢰 업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 하기 좋아하는 면이 전체적인 작업물 방향을 논의하기에는 좋으나 그렇게 말하는 미팅 자체가 업무가 되는 것에는 피로감을 느꼈다.


그래서 논문 쓰는 거 꾸역꾸역 했고,

성과물로 보고서나 서류, 문서로 된 거 좋아했구나.


이런 걸로 무슨 길이 보일까, 했는데 역시 뭐든 작은 거라도 한 번 해봐야 안다.


당장 할 수 있는 걸 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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