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용열 Oct 11. 2024

2-16 연예계 기업가정신과 JYP 사례

  연예계, 연예인이라고 하여 기업가정신의 예외일 수는 없다. K-pop이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팬덤 현상을 비롯한 한류 전반에 걸쳐 연예계의 활약과 성과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 K-문화산업의 대표 격인 K-pop 분야에서 전대미문의 성공을 거두게 된 요인으로는 기획사 설립자와 프로듀서, 아티스트 등 관계자들의 음악적 재능과 함께 비즈니스 감각, 기업가적 마인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K-pop 산업이나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할 얘기가 많고 자료가 넘쳐나지만 무엇보다도 가수, 작곡가 겸 CEO인 JYP(박진영)의 기업가정신을 새롭게 조망해보려고 한다. 오래 전인 2007년 4월 KBS에서 박진영 이야기가 방영되었다.37) 1994년 데뷔하여 가수 및 작곡가로서 성공적인 활동을 하던 그가 쉽고 편한 길을 포기하고 한국 음악의 세계화와 현지화를 꿈꾸며 2003년 처음 진출한 곳이 미국 뉴욕이었다.

  당시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뉴욕에 와서 궁핍하게 살면서 직접 작곡한 CD를 들고 미국의 메이저 음반사를 찾아갔으나 아무도 만나주거나 응대를 해주지 않았다. JYP는 매일 찾아가 프론트 여직원에게 CD를 주고 부탁을 하는 열정과 끈기를 계속한 끝에 정성에 감동한 여직원이 직장 동료에게 CD를 전해주고 마침내 음반사가 곡을 제작하기로 결정하기에 이른다. 이때 자신의 이름을 금방 동양인이라고 알 수 있는 Park 대신에 현지인 감성의 JYP로 바꾸고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JYP의 뉴욕 분투기는 생략하지만 당시 세계 음악의 중심였고 가장 큰 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에 진출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도전이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동양 그것도 변방으로 여겨졌던 한국에서 온 프로듀서라면 두말할 나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JYP는 온갖 시련을 극복하면서 미국에 자신이 작곡한 음반을 팔아 인기를 얻는 동시에 한국인 뮤지션이 현지에서 공연하는 무대를 기획하고 실행하여 많은 후배가수들을 미국에 진출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런 기업가적 활동의 결과로 2006년 2월, 후일 월드스타가 된 비가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단독 공연을 가졌다. 2007년 2월, JYP 자신은 미국 하버드 대학 케네디 스쿨에서 ‘아시아의 한류’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기도 하였다. JYP는 미국에 진출하는 가수들이 영어, 댄스 등을 현지 트레이너에게 배우도록 하고 최고의 프로듀서와 공동으로 레코드를 제작하며 유명 작사가, 작곡가, 안무가 등과 협업을 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철저히 실행하였다.

  JYP는 그간 뉴욕에서 사무소의 형태로 업무를 하였으나 2011년 독자건물을 갖춘 미국 현지법인을 정식으로 설립하였다. 당시 기준으로 한국이나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해외 현지법인을 가진 예는 없었다고 한다. 이후 사업의 진전 상황에 따라 정리, 청산, 재설립, 명칭변경을 거쳐서 2022년 현재의 JYP USA Inc.로 이어졌다. 그 사이에 중국, 일본 등 미국 이외의 해외법인을 설립하기도 하였다. 초기 시점부터 JYP가 세계화, 현지화에 매우 적극적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느 자료에서38) JYP의 성공요인을 음악적 재능과 프로듀싱 능력, 비전과 리더십, 위기 극복 능력, 예술적 감각과 트렌드 감각, 열정과 끈기, 명확한 아티스트 비전 제시, 꾸준한 콘텐츠 제작, 적극적인 해외 진출, 팬덤 활용, 아티스트의 자율성 존중 등으로 정리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어쩌면 여기에 기업가정신의 요소를 추가하거나 강조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다른 연예인이나 K-pop 관계자 중에도 기업가적인 사례를 찾을 수 있겠지만 JYP만큼 강렬한 인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늘의 K-문화산업 전반에 걸쳐 한국의 콘텐츠와 아티스트가 과거 변방의 작은 플레이어에서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메이저급으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했을 것이고 그중에는 다분히 기업가적인 활동이 있었을 것이다. JYP를 비롯한 몇몇 사례는 연예계에서도 예외 없이, 혁신의 과정에는 기업가정신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재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표 10> JYP가 말하는 리더의 8가지 비전

1. 리더는 깨끗하다.

2. 리더는 존경 받는다.

3. 리더는 연구한다.

4. 리더는 변화한다.

5. 리더는 듣는다.

6. 리더는 솔선수범한다.

7. 리더는 시스템으로 일한다.

8. 리더는 꿈이 크다.

자료: 나무위키(namu.wiki)에서 인용


37) KBS 수요기획, 특별한 도전 박진영의 뉴욕 스토리, 2007.4.11

38) 드림팩토리즈, 퍼스널 브랜드가 답이다 (2) 성공사례: JYP, 2024.5.29

이전 23화 2-15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