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성 사이, 부드럽게 단단해지는 연습
방금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오랜 시간 단골로 오시던 커플 손님과 사장님 사이에 언쟁이 오갔고, 결국 그 손님들을 잃게 되었다.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우리 모텔에서는 객실 키 분실을 방지하기 위해 외출 시 카운터에 키를 맡겨 달라고 입실할 때 안내한다.
그런데 간혹 빈 방에 다른 카드를 꽂아두고 외출하시는 손님들도 있다.
그 커플 손님 역시 자주 오시는 분들이었기에,
‘편의점 정도만 다녀오시겠지’
하는 생각에 안내를 생략하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몇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셨고,
사장님의 지시로 안심번호로 연락을 드렸다.
그러던 중 “돈을 냈는데 빈 방에 에어컨을
켜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라는 대답을 들었고,
결국 환불로 마무리되었다.
그 모든 과정에서 속상한 마음도 들었고,
울컥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그 상황에서 내 입장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었다.
사장님은 남자 손님과 이성적으로 대화하려 했지만
분위기는 점점 날카로워졌고,
여자 손님은 술기운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셨다.
나는 상황을 조금 진정시키시 위해서
그녀를 조용히 따로 불러 이야기했다.
“손님이 불편하신 것도,
화가 나신 것도 이해가 돼요.
안심번호로 전화를 드렸지만,
답신 과정에서 개인 번호가 노출된 점 죄송해요.
저희는 객실 키를 카운터에 맡기고,
빈 방에는 키를 꽂지 않도록 안내드리고 있어요.
그런데 손님은 자주 오시고 늘 금방 돌아오셨기에,
제가 조심스러워서 제대로 안내를 드리지 못했어요.
기분 상하시게 하려던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여자 손님은 여전히 사장님께 화가 나 있었고,
사장님을 향해 선을 넘는 말도 하셨지만,
내 말에 “그래도 고맙다”며
기분을 조금 누그러뜨리셨다.
비록 마음은 아팠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그리고 이 일을 겪으며,
나는 두 가지를 다시금 깨달았다.
필요한 상황에서는 이성적이어야 하지만, 이성적으로 말한다고 해서 모두가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상식선을 넘는 손님일지라도, 그 감정을 살피며 말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