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휴일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났다.
각자의 근황과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나누며 오랜만에 술도 한 잔 했다.
손이 시리다는 말에 본인이 추워서 챙겨온 핫팩을 덥썩 넘겨주고,
요즘 정부지원금을 알아보고 있다는 말에 어떤 거냐며 꽤 디테일 하게 물었다.
사실 마감은 다가오는 데 아직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라 괜시리 마음이 무거워져 조금 낮은 온도로 대답했다.
'그냥 소상공인들이랑 기업이랑 매칭해서 지원금도 받고 사업도 확장 할 수 있는 그런거라고 하네'
'주관 부서는 어디야?'
'중기부랑 또 어디였더라... 잘 모르겠네'
'아니, 나도 회사에서 정부 지원 사업계획서 낼 일이 많아서, 혹시 쓸 수 있으면 템플릿이라도 보내줄까?'
보내준 파일을 보니 시간을 많이 들인 문서임이 느껴지는 아주 잘 정리된 기획이었다.
부끄럽다고 귀찮다는 듯 대답한 내가 머쓱해졌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나를 비춰보게 된다.
나는 저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하고.
그리고 그들 옆에 좋은 사람으로 있기 위해 조금 더 힘을 내게 된다. 다른 사람을 통해야만 내가 존재한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내 이야기 속 너는 오래토록 다정한 사람일거야, 고마워'
"우리는 타인의 의식이라는 무대에서 연기하는 사람이다. 우리의 존재는 우리가 믿는 것,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이다."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지미라 엘 우아실, 프리데만 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