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최근에 여기저기에서 회자되고 있는 <사상검증구역:더 커뮤니티>를 정주행 해버렸다.
네 말도 맞고, 또 저쪽도 맞다며 황의 정승처럼 구는 나에게 여기 나온 출연진들은 낯설었다.
다들 민감하다고 여겨지는 주제에도 망설임 없이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며,
무엇이 더 옳다고 생각하는지 맹렬하게 주장을 펼쳐낸다.
특히나 달변가로 분류되는 백곰, 하마, 슈퍼맨을 보고 있자면
우리가 같은 언어를 구사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느낌이 든다.
발음에서부터, 문장력, 논리 등이 명료해서 이 분들이 등장해서 말을 하기 시작하면 조금 공기가 변할 정도다.
단단한 가치관을 드러내는 다양한 출연진들 중에서도 특히나 하마와 슈퍼맨에게 마음이 잔뜩 감겨버렸다.
거의 양극단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이지만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지점은 동일했다.
바로 용기.
사전인터뷰에서 자신이 아직도 '한국의 페미니스트'로 소환되는 것에 불편함을 표하면서도
그 상자 안에 갖히고 싶지 않아서 출연을 결심했다는 하마.
이것 자체로도 물론 너무 큰 용기지만
내 마음을 끌어당긴 장면은 더 작고 사소한 용기였다.
자신의 사상코드를 들키면 죽을 수 있는 가상의 커뮤니티 안에서
거의 만점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가지고 있어 초반에 극도로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모습들이 나온다.
음식을 고를 때에도, 좋아하는 것을 말할 때 조차도 말이다.
마치 사회 안에서 어느 정도의 가면을 쓰고 암묵적인 눈치를 보는 우리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틀날 오전,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열고 조금 더 자신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되겠다며,
챙겨온 다기를 들고 다른 멤버들에게 차를 내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멤버들은 성향에 상관없이 경계를 풀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양극단의 성향을 가지고 있어 서로를 경계하던 슈퍼맨과도 차를 같이 마시며
"특히 슈퍼맨님이 좋아해주시니까 진짜 기뻐요"라고 이야기 하는 대사도 나온다.
그치, 우리는 많이 달라도 누군가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기본적으론 기쁘지. 잊고 있었다.
용기를 내서 자신을 먼저 드러내겠다는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취약해 질 수 있는 자리에 먼저 들어서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한 발을 내딪는 순간.
그 순간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슈퍼맨에게 반한 부분은 다음편에 정리해보려구요
아마 지금까지 나온 회차를 다 보셨다면 이미 예상이 되실 수도 있지만!
황의정승인 저는 역시나 4점이네요... 조금더 명확한 사람이면 좋을텐데요
다들 한 번씩 재미로 해보셔도 좋을 듯!
https://thecommunity.co.kr/home
https://brunch.co.kr/@sanuk/72
https://smartstore.naver.com/sanukbooks/products/991752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