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메모>, 정혜윤
아날로그 키퍼의 오프라인 매장인 '파피어 프로스트'를 다녀왔다.
기록하는 사람을 위한 공간답게 아름답게 정리된 모습.
쓰기를 위한 자리도 하나 마련되어 있었다.
앞 뒤로 그냥 나가는 사람없이 두 손 가득 노트를 사간다.
나도 핸디북 시리즈를 사려고 여기까지 오게 된 거니까.
새로 산 노트를 들고 스태픽스에 가서 메모를 시작했다.
책을 읽고 든 생각들을 적기도 하고, 내 요즘을 표현하는 문장들을 적기도 했다.
기록하지 않는 것은 항상 기록하는 것보다 쉽다는 말처럼.
조금 더 기록하고 신경쓰는 시간을 잠시라도 가지는 것 만으로 하루가 꽉 찬 느낌이 들었다.
(이 느낌 메모해둬야지.)
사람을 그리는 것보다 사물을 그리는 게 조금 더 즐겁다는 걸 깨달았다.
(아마 사람을 그리는 게 더 어려워서 일지도 모른다.)
그 동안은 왠지 모르게 사람이나 캐릭터를 그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굳이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좋아하는 주변의 사물을 더 그려봐야지 생각했다.
"우리는 대체로 과거는 짐스러워하고 미래에는 눈을 감는다.
그러나 메모를 한다는 것은 미래를 생각하고 그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중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아무튼, 메모>, 정해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