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시로 읽는 한양’은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다. 애초 계획은 30항목이었는데, 17개를 완성했다. 9월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루에 한 항목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사실 하루의 시간 전체를 여기에 쏟아 붓지 않으면 안된다. 관련된 책과 논문을 다 찾아 읽고 항목에 들어갈 한시를 골라야 한다. 한시가 번역이 되어 있다 하더라도 책으로 쓰려면 새로운 번역이나 다름없이 바꾸어야 한다. 앞서 연재했던 ‘모기를 증오하며’도 이렇게 2달만에 다 썼는데, ‘한시로 읽는 한양’도 2달만에 마치게 된다. 이렇게 되면 4달에 2권을 완성하게 되는 셈이다. 이 두 권을 마무리하면서 큰 공부가 되었고 작업의 속도가 예전보다 훨씬 빨라짐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의 일들은 더더욱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새로운 책을 연재한다. 도륭(屠隆)의『사라관청언(娑羅館淸言)』은 청언소품문(淸言小品文)의 대표적인 책이다. 청언(淸言)은 격언(格言) 또는 경귀(警句)와 비슷한 의미를 지닌 술어로, 짧고 간결한 문장 속에 삶의 철리를 표현한 잠언(箴言) 문학의 일종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혼탁한 시대에 대한 불신과 명예와 부귀의 허무함을 밝혔고 신앙이나 심령, 종교 등을 통한 내면적 해탈을 노래하였으며 동시에 도륭(屠隆) 자신의 유유자적한 삶을 주위의 무수한 자연을 소재에 빗대어 표현하였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세상은 읽어야 할 책과 볼 만한 영화도 많고 듣고 싶은 음악도 많다. 나는 책과 영화, 음악을 사랑하고 좋아한다. 언젠가는 영화와 음악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 때로는 이렇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시간들이 행복의 다른 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게 아무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나는 쉼없이 루틴을 반복할 뿐이다. 루틴의 위대함을 믿으며 몇 자 적는다.
2022. 9. 16
강의가 없는 날, 조용한 오전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