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色紳言』,[明]龍遵 著
[13] 모든 것은 정해놓은 분수가 있다
듣자니 지인(至人)이 말하였다. 인생에서 옷과 음식과 재물과 녹봉은 모두 정해진 분수가 있다. 만약에 절약하는 생활을 하여서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곧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게 되고, 사치를 지나치게 추구하다가 다 써버리게 되면 죽게 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돈 일천 전이 있을 때에 날마다 일백 전씩을 쓰면 열흘은 누릴 수 있고 날마다 오십 전 씩을 쓰면 이십 일은 누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만약에 흥청망청 낭비하다가는 당장에 망하게 된다. 일 천 전이나 되는 큰 돈을 하루에 다 쓴다면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어떤 이가 말하였다.
“사치를 해도 장수하는 것은 어째서 인가? 대개 삶의 명수(命數)가 많은 데에 해당해서이니, 만약에 더욱 청렴하고 검소하게 산다면 더 장수하게 될 것이다.”
聞至人云: “人生衣食財祿皆有定數, 若儉約不貪, 則可延壽. 奢侈過求, 受盡則終.” 譬如有錢一千, 日用一百, 則可十日, 日用五十, 可二十日. 若恣縱貪侈, 立見敗亡. 一千之數, 一日用盡, 可不畏哉! 或曰 “奢侈而壽長者何也? 蓋當生之數多也. 若更廉儉, 則愈長也.”
[평설]
인생에서 사용될 모든 것은 정해진 분수가 있다. 당장에 누리고 있는 것이 평생토록 지속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중 일은 접어둔 채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소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을 적정 치까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계치까지 사용하다 보면, 결국에는 몸이나 정신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된다. 결국 번아웃 증후군도 이렇게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니 재물도 능력도 아끼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이는 의문을 가져 질문을 한다. 사치를 했는데도 장수를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그 사람은 원래 수명을 길게 타고난 사람이었다. 만약에 검소하게 살았다면 더 장수했을 것이다. 이와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가 있어 하나 소개한다.
‘임표’는 술과 담배를 멀리 했는데 63세에 죽었고, ‘주은래’는 술을 즐기고 담배를 멀리 했는데도 73세에 죽었다. ‘모택동’은 술은 멀리하고 담배를 즐겼는데 83세까지 살았고, ‘등소평’은 술을 즐기고 담배도 즐겼는데도 무려 93세까지 살았다. 특히 장개석군대의 부사령관을 지낸 장학량은 술과 담배와 여색을 모두 가까이 했는데도 103세까지 살았다.
결국 장수하는 것은 담배, 술, 여색을 조심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타고난 수명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믿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