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 사람의 음식남녀 19

『食色紳言』,[明]龍遵 著

by 박동욱

[19] 조개를 방생한 증로공(曾魯公)


증로공(曾魯公)이 방생(放生)을 좋아하였다. 그런데 바지락과 조개과 같은 종류들은 사람들에게 돌봄을 받지 않게 되어, 바지락과 조개를 살린 일이 많았다. 하루는 꿈에 갑옷을 입은 수백 사람이 앞에 와서 호소를 하였다. 잠에서 깨어서 그의 집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으니 다른 사람이 보내온 대하 몇 대바구니가 있다고 하자 곧바로 사람을 보내서 놓아주었다. 밤중에 꿈에 갑옷을 입은 자가 와서 감사를 전했다.


曾魯公放生, 以蜆蛤之類爲人所不恤而活物之命多也. 一日夢被甲者數百人前訴. 寤而問其家, 有惠哈蜊數㝢者, 即遣人放之. 夜夢被甲者來謝.




[평설]

증로공은 살아 있는 생물을 놓아주는 방생(放生)을 좋아했다. 다른 사람들이 잘 방생하지 않는 바지락이나 조개 따위를 살린 일이 많았다. 사람들은 모든 동물에 공평하지 않다. 정서적으로 사람들에게 가까운 동물에만 더 애착을 느낀다. 그러나 증로공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다. 아무도 조개 따위의 생명에 관심을 쏟지 않을 때에 그는 조개마저도 다른 동물과 매한가지로 여겼다. 그렇다면 증로공이 다른 동물을 어떤 시각과 태도로 대했었겠는지 어렵지 않게 추측해 볼 수 있다. 대하가 사람들로 바뀌어 구명을 호소하고 살려주니 감사를 표했다는 것은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허나 증로공의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깊은 사랑만은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어석]

증로공(曾魯公): 증공량(曾公亮, 999∼1078)을 가리킨다. 자는 명중(明仲)이고, 호는 낙정(樂正)이다. 사람됨이 치밀하지만 성품이 인색하여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 편저서로『무경총요(武經總要)』가 있다.


증공량 초상화.jpg 증공량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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