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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May 07. 2024

초한(楚漢)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53

김우급, 「역사책을 읽다가 감회가 있어서[讀史有感]」

53. 하늘은 알아서 벌을 준다

萬里親遊幸(만리친유행)   만 리길 직접 황제 거둥했다가,

沙丘秘始皇(사구비시황)   사구에서 진시황 죽음 비밀에 부쳤네.

燕丹輕擧事(연단경거사)   연나라 태자 단은 경솔히 거사하여서,

何不待天亡(하부대천망)   어찌하여 하늘이 망하게 하길 기다리지 않았나.

김우급, 「역사책을 읽다가 감회가 있어서[讀史有感]」      


[평설]

진 시황이 기원전 210년에 천하를 순행할 때 사구(沙丘)에서 죽었다. 조고(趙高)는 진 시황이 임종 직전에 부소(扶蘇)를 불러 후사를 이으라는 유언을 감추고, 진 시황의 죽음을 비밀에 부쳤다. 이렇게 한 뒤 승상 이사(李斯)와 음모를 꾸며 부소(扶蘇)와 장군 몽염(蒙恬)을 죽이고 호해(胡亥)를 이세 황제(二世皇帝)로 옹립하였다. 진시황이 죽었을 때는 무더위가 한창이었다. 온량거(轀涼車) 안에 있던 시체에서 악취가 풍겨 나오자 건어물을 잔뜩 실어 냄새를 감추었다.

연(燕)나라 태자 단(丹)의 부탁으로 형가(荊軻)가 진 시황(秦始皇)을 죽이기 위해 비수(匕首)와 번오기(樊於期)의 머리, 연나라의 독항지도(督亢地圖, 燕(연)나라 독항 지역을 상세히 나타낸 지도.)를 가지고 역수(易水)를 건넜다. 형가가 진시황 암살에 실패하고 죽은 뒤 고점리도 진시황 암살에 실패하고 피살되었다. 그 뒤 진(秦)나라가 연(燕)나라의 남은 세력을 계속 추격하였다. 그러자 연왕 희(喜)는 전쟁의 발단이 된 태자 단(丹)을 죽이고 그 수급을 진시황에게 바쳤다. 

3, 4구는 어차피 가만두어도 진시황은 죽게 될 운명이었는데 태자 단이 섣불리 거사하여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사람이 죽었다는 말이다. 악인은 사람이 벌주지 않아도 하늘이 알아서 벌준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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