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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May 11. 2024

삼국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26

이현일, 「영사(詠史)」 6수 중 1수

26. 난국을 잊고서 피를 토하다

漢室昔傾頹(한실석경퇴)   그 옛날 한나라가 무너질 때 

豪傑爭馳奔(호걸쟁치분)   호걸들이 뒤질세라 질주했으니 

紛紛各自衒(분분각자현)   어지럽게 저마다 잘난 체하여 

智力相君臣(지력상군신)   지혜와 힘으로 서로 군신이 됐네. 

獨有南陽翁(독유남양옹)   유독 남양 땅 사는 제갈공명은 

高臥若終身(고와약종신)   은거하여 한 평생 보낼 듯하더니, 

自從三聘勤(자종삼빙근)   부지런한 삼고초려 초빙받고서 

嘔血忘時屯(구혈망시둔)   난국을 잊고서는 피를 토했네.

이현일, 「영사(詠史)」 6수 중 1수     


[평설]

후한(後漢) 말기는 군웅들이 저마다 자신의 능력을 뽐내며, 군신 관계를 맺느라 정신없었다. 제 뜻에 맞지 않으면 주저 없이 떠나서 여러 사람을 돌려가며 모신 경우도 적지 않다. 유비도 ‘오역기주(五易其主, 다섯 명의 군주를 바꾸다)’를 했다 알려져 있다.

제갈량은 남양 땅에서 은거하고 있었다. 누구를 섬기는 것이 옳은지 여러모로 저울질하며 장고(長考)를 거듭했다. 결국 유비의 세 차례 방문을 받고서 출사(出仕)를 결정하였다. 난세(亂世)에 난제(難題)가 가득했지만 일처리에 모든 정성을 쏟았다. 그는 한번 군주를 모신 뒤에는 한눈을 팔지 않았고, 어리석은 군주의 후계자를 성심껏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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