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 돈 빌리기[錦帶曲 贈孤竹使君], 이달(李達)
319. 돈 빌리기[錦帶曲 贈孤竹使君], 이달(李達)
상인이 시장에서 비단 팔고 있었는데
아침 해 비추니까 연기가 피어나네.
미인은 치마를 꼭 만들고 싶다는데
화장대 뒤져봐도 땡전 한 푼 있지 않네.
商胡賣錦江南市 朝日照之生紫煙
佳人正欲作裙帶 手探粧匳無直錢
[평설]
최경창은 무장(茂長) 현감으로 있었다. 이달은 최경창을 따라 전라도 영광에 머물고 있었을 때다. 마침 이달이 기생에게 보랏빛 비단을 사주고 싶었지만, 수중에 돈이 없었다. 이달은 이 시를 지어 최경창에게 보내며 비단값을 빌려 달라 청했다. 최경창은 “만약 이 시를 값으로 따지면 천금만 되겠는가? 가난한 고을에 돈이 넉넉하지 못해서 시 값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겠구나”라 하면서 시 한 구절에 쌀 열 석씩 계산하여 모두 40석을 보내주었다. 이 이야기는 허균의『학산초담(鶴山樵談)』과 유몽인의 『어우야담(於于野談)』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