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30)

by 박동욱

430. 숨바꼭질[擬古 十六首], 윤기

어린 애 숨바꼭질 배우게 되자

두 눈을 제 손으로 가리는구나.

잘 숨었다 혼자서 말을 하지만

남에게 들킨 줄도 알지 못하네.

小兒學迷藏 兩目手以掩

自謂能隱身 不知人指點


[평설]

숨바꼭질을 막 배운 아이는 자기 눈을 가리면 남들도 자신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는 잘 숨었다고 믿지만, 정작 모든 사람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은 모른다.

어린아이의 순진한 모습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 한계를 보여준다. 저 혼자 시치미 뚝 떼면 남들도 속아 넘어갈 거로 생각한다. 그러나 남들은 나의 허물을 속속들이 다 보고 있다. 우리가 남의 허물을 볼 수 있듯, 남들도 나의 허물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자신의 허물은 외면하면서 남의 허물만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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