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명시(絶命詩)-
천년동안 달빛은 비추리라
此疾遽如此 이 병이 갑작스레 이처럼 됐으니,
斯人而至斯 이 사람이 여기에 이르게 됐네.
死生都是命 죽고 삶은 모두가 운명이노니
來去復奚悲 오고 갊 다시 어찌 슬퍼하리오.
未就誠明業 진실로 성명(誠明)의 업 못 이루었으니
空違致澤期 부질없이 백성에 은택 입힐 기약 저버리었네.
千年芝洞月 천년 되도록 지동(芝洞)의 달은,
虛照靜觀池 정관재(靜觀齋)의 연못을 공연히 비추리라.
이단상(李端相), 「마지막 시[임종 사흘 전에 읊은 것이다] 遺詩 [易簀前三日所吟]」
[평설]
세상을 떠나기 사흘 전에 쓴 시이다. 1∼4구는 병세가 악화 되어 더 이상 소생할 희망을 버리고 순명하는 자세를 보인다. 5,6구는 성명(誠明)은『중용』에 나오는 구절을 통해 개인적인 수양도 이루지 못하여 백성에게 은택을 미치지 못한 사실을 적시했다. 결국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는 삶을 살았다는 회한의 고백이다. 7,8구는 달을 통해 무상함을 증폭시켰다. 정관재(靜觀齋)는 이단상이 1666년 39세 때에 양주(楊州)의 영지동(靈芝洞)에 지은 것이다. 사람은 떠나도 이 달은 남아 못물을 비추고 있을 것이다. 7∼8구는 짧은 인생과 유장한 자연물의 대비를 통해 허무함이 더 도드라지지만, 반면 자신이 죽은 뒤에도 자신의 평소 뜻이 달빛처럼 남아 있으리라는 다짐도 함께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