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은 이미 수십 종이 출간된 바 있다. 이번 책에서는 기존 책에 보이는 번역의 오류를 수정하고 가독성을 높이려고 노력하였다. 거기에 일반인들이 읽기 쉽게 평설을 덧붙였다. 『명심보감』은 일반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교육서로 알려져 있다. 한문이 그다지 어렵지 않기 때문에 초심자들에게 권했을 뿐 담긴 내용은 나이 든 사람도 새겨들을 말들이 적지 않다.
『명심보감』은 인간의 길에 관한 이야기다. 기본적으로 선행(善行)을 바탕으로 하늘에 순명(順命)할 것을 강조했다. 순명이란 운명주의와 다르다. 내가 선행을 바탕으로 내 할 도리를 다하 고 나머지는 하늘의 뜻에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다. 여기에는 하늘이 끝내 내 편이 되어 주리라는 긍정적인 믿음이 깔려 있는 것이니,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적잖은 위로가 되 어 준다.
또, 타인보다 자신에게 집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을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함을 역설했다. 그러려면 자신의 분수를 알고 남을 용서하며, 감정을 조절해야 한다. 이외에도 근학(勤學)을 강조했다. 특히 「성심편(省心篇)」은 전체 분량의 3분의 1이나 차지하고 있는데 자성(自省)과 반성(反省)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부모와 자식 사이다. 부모에게는 효도하고 자식은 훈도(訓導)해야 한다. 여기에서 부부와 형제 관계 등으로 점차 확장해 나간다. 가족을 통해 이 세상 사람들과 만날 사전 준비를 하는 셈이다. 원칙을 정해 치가(治家)를 하다 보면 치정(治政)도 어렵지 않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이처럼 『명심보감』에서는 크게 가족과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인간관계에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겠지만 특히 예절과 말을 강조하였다.
중년의 나이는 어설픈 청년의 시기를 지나 쇠락하는 노년의 시기를 기다리는 때이다. 중년이 되면 인간과 사회에 대해서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게 된다. 그야말로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세상을 바라볼 적기인 셈이다. 필자도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여러모로 어려울 때 이 책을 꺼내 하루에 몇 개씩 새로 번역하고 평설을 달아 가면서 적잖은 위로를 받았다. 제목에 중년을 붙였지만, 내용은 중년의 독자뿐 아니라 청년과 노년의 독자들도 함께 읽기에 부족하지 않다.
노력하면서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으면 그 밖의 나머지 것들은 보상처럼 따라올 것이라 기대했다. 부족한 능력 탓인지 인복이 부족해서였는지 그러한 일은 내게 찾아오지 않았다. 무명 배우가 인터뷰에서 한국을 떠나 이민을 가고 싶었다는데, 그 마음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영화 댓글에 “봄을 기다리는 겨울 같은 시절이 지나고 보니, 그 겨울이 봄이었구나” 라고 쓰여 있었다. 이때가 지나고 나면 지금 이 시절을 봄으로 기억할는지 모르겠지만, 겨울은 너무나 길고도 춥다.
2022년 4월 10일
벚꽃이 만개한 날에 옮긴이가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