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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오 김 Oct 29. 2023

한국수어 스토키 표기법 퀴즈 해설 -1- (수어 문자)

언어학 올림피아드 방식으로

아래 글에서 소개한 Stokoe notation 문제의 풀이법입니다. 곧장 정답을 알려드리지는 않고, 문제 풀이 순서에 따라 단계별로 힌트가 되는 정보들을 차례차례 공개하겠습니다. 문제에서 언급하였듯이, 스토키 표기법에서는 얼굴 표정이나 입모양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언어학 올림피아드 문제를 풀 때는 데이터를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에 속하는 케이스의 개수를 세는 데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는 언어학 올림피아드 방식을 모방한 것이고, 그와 비슷하게 접근하면 된다.

결국 각 기호의 출현 횟수가 가장 접근가능하고 중요한 단서다.


<보기2>는 7개의 수어 단어를 스토키 표기법으로 받아적은 기호인데,

자세히 보면 1번부터 7번까지의 데이터 안에서 딱 한 번만 등장하는 기호가 있다.


<보기 2>

정가운데에 있는 로마자 대문자 G가 그것이다. 다른 기호는 모두 적어도 두 번 이상 출현하고 있다.

이제 <보기 1>에서 어떤 의미로든 유일한 녀석을 찾아내면, 그것이 4번에 해당하는 수어 단어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보기 1>

위 7개 단어 중에 유일한 특징을 가진 수어, 즉 가장 특이한 수어는 바로 '무엇'이다.


수어를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아무래도 손모양(수형)인데,

'무엇'을 제외한 수어 단어들을 보면 손모양이 서로 같은 단어가 적어도 하나씩은 있지만

'무엇'과 같은 손모양(주먹을 쥐고 검지만 편 상태)을 하는 수어 단어는 없다.

4번은 '무엇'이다.

더불어 'G'는 주먹을 쥐고 검지만 편 손모양을 나타내는 글자라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보기 2>에서는 G만이 딱 한 번 등장하고, <보기 1>에서는 검지만 편 손모양만이 딱 한 번 등장하기 때문이다.


<보기 2>를 다시 보자.

<보기 2>

4번이 '무엇'을 나타내는 표기라는 사실을 안 상태에서 <보기 2>의 데이터를 유심히 살펴보면 2번에 눈길이 간다.

2번과 4번은 서로 모든 것이 똑같고 단지 4번의 'G'가 'B'로 바뀌었을 뿐이다.


아까 G는 주먹을 쥐었다가 검지만 편 손모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4번에서 G를 B로 바꾼다는 것은, '무엇' 수어에서 다른 것은 그대로 두고 오로지 손모양만을 바꾼다는 말과 같다.

<보기 1>

<보기 1>에서 2번 수어를 찾으려면 '무엇'을 기준으로 손모양만 빼고 나머지가 모두 똑같은 수어를 찾아야 한다.

어차피 '무엇'의 손모양은 유일하다는 점을 위에서 확인했으므로 '무엇'과 나머지 수어의 손모양은 전부 서로 다를 것이다.


유심히 보면 대부분의 수어는 손모양 말고도 '무엇'과 다른 점이 적어도 하나씩은 있다. 일단 손을 움직이는 방식(수동)이 다르다. '무엇' 수어에서는 손이 좌우로 움직이지만, 다른 5개 수어(걱정, 맵다, 연습, 기분, 달다)에서는 손이 동그랗게 빙글 도는 움직임을 보인다.


반면 왼쪽 위에 있는 '안 하다'는 그렇지 않다. 손이 '무엇'처럼 좌우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무엇' 동작에서 손가락만 펴면(즉 손모양만 바꾸면) '안 하다'가 된다.

(수어에서 표정의 차이는 매우 중요하지만, 스토키 표기법에서는 생략된다.)

2번은 '안 하다'를 표기한 것이다.


표기에서 G가 B로 바뀔 때 수어 동작에서는 손모양이 바뀌었으므로,

'B'는 모든 손가락을 다 펴고 검지~새끼를 서로 가까이 붙인 손모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언급하였다.

'무엇'과 '안 하다'에서는 손이 좌우로 움직이지만 나머지 5개 수어에서는 손이 빙글빙글 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스토키 표기법에 반영되어 있다면,

'무엇'과 '안 하다'를 나타내는 2번과 4번에는 어떤 공통의 기호가 있고, 나머지 선택지에는 그 기호가 없을 것이며, 그와 다른 기호가 5개 선택지 모두에서 공통으로 나타날 것이다.

<보기 2>

실제로 2번과 4번은 오른쪽 위의 'Z' 기호를 공유하지만, 나머지 5개 선택지에는 해당 기호가 나타나지 않는다.

(오른쪽 아래에 있는 'ㅗ'와 비슷한 기호는 6번에도 등장하므로 우리가 찾던 기호가 아니다.)

그리고 나머지 5개 선택지에는 '@'가 공통적으로 Z의 자리에 대신 등장한다.


결론적으로 'Z'는 손의 좌우 움직임, '@'는 손의 둥그런 회전을 나타낸다.


한편 2번과 4번의 왼쪽 부분에 있는 'Ø'는 움직임을 나타내는 기호가 아니다.

왜냐하면 2와 4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선택지에서 서로 똑같은 기호가 나오는 게 아니라 '[ ]', 'U' 기호가 각각 나오기 때문이다.

즉 <보기 2> 각 선택지의 맨 왼쪽에 등장하는 'Ø', '[ ]', 'U' 세 가지 기호는 손모양도 아니고 손의 움직임도 아닌 무언가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뜻이다.


우선 여기까지 밝혀 두고 나머지 내용은 다음에 또 다루도록 하겠다.

여기까지의 정보가 있다면 나머지 문제는 쉽게 풀릴 거라고 생각한다.



이상 확인된 정보를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2번: '안 하다'

4번: '무엇'


G : 주먹을 쥐고 검지만 편 손모양

B :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펴고 검지~새끼의 네 손가락은 서로 가까이 붙인 손모양


Z : 손을 좌우로 움직임

@ : 손을 빙글 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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