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3부작 : <호모 데우스>

신이 된 인간, 그러나 더 무지한 존재

by 사피엔


두번 째 책 <호모 데우스>


진화인가, 타락인가. 인간이라는 신의 두 얼굴


"행동을 바꾸지 못하는 지식은 무용지물이다." P89

무겁고 단단한 문장이다. 하지만 그리 절대적 진리처럼 느껴지지 않아 한참 생각하게 된다.


어떤 책을 위편삼절이 되도록 읽고, 손에 쥐가 날 정도로 필사하고,

그럼에도 행동 하나 바뀌지 않았다고 해서, 그 모든 게 무용한 것일까?


나는 생각했다.

읽고 감동하고 사유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다른 가능성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지식은 행동의 도구이기 전에, 자각의 시작이다.

일례로,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 도둑질한 자와

그것이 죄임을 모른채 도둑질한 사람이 있다면,

무지한 자의 죄는, 그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기에 더 무섭다.

그래서 나는, 실천하지 못한 지식을 폄하하기 보다,

그것이야말로 모든 시작의 동력이라고 부르고 싶다.


1. 무지에 대하여


<호모 데우스>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 사피엔스는, 무엇보다 먼저 무지를 직면해야 한다는 것.


우리는 지금, 과거를 되새기고 현재를 진단하며 미래를 전망하는

거대한 사유의 문턱 앞에 서 있다.


그 문턱을 넘어야만 새로운 내일을 시도할 수 있고,

우리가 만든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지식에 무관심한 사피엔스는

스스로 멸망을 자초할지도 모른다.

신이 되기 전에, 우리는 먼저 무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2. 비뚤어진 신, 무자비한 인간


자연선택과 진화의 역사를 되짚는다.

바다의 단세포 생물이 인간이 되었고, 표범과의 먹잇감에 불과하던 종이 지금은 우주를 넘본다.


이 모든 경이 앞에서, 문득 신이 별건가? 싶다.

우리는 이미 신이 되었다.


하지만 그 신의 얼굴은 어떤가?


조지 오웰의 <동물농물> 속 돼지처럼, 더 많은 지배와 쾌락을 탐하는, 타락한 신의 모습에 가깝지 않은가?


하라리는 말한다. "신이 된 인간은 결국 또 다른 무언가를 획득할 것이다." P74


하지만 궁금하다. 그 획득은 진화인가? 타락인가?

우리는 정말 진보하고 있는가, 아니면 인간을 흉내 내는 또 다른 동물로 회귀하고 있는가?


3. 진화의 끝, 그 너머


과학은 신을 침묵시키고 이제 우리는 새로운 종의 탄생을 마주하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사피엔스,

사이보그와 AI, 불멸의 존재가 인간을 대체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긍금하다.

"뇌의 생화학적 반응과 전류가 어떻게 고통이나 사랑을 만들어내는가?"

과학은 아직 여기에 답하지 못한다.


진화의 끝에서 우리는,

오히려 50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감정과 울음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사진 한 장에 내 부모님을 떠올리며 울고,

짧은 글귀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4. 나는 어떤 신으로 살아갈 것인가


나는 가끔, 비뚤어진 사피엔스들과 섞여 살아야 하는 내 삶이 고단하고 두려워 차라리 내가 더 비뚤어졌으면, 신이 되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때 문득 깨닫는다.

우리는 이미 그런 신이 되어있다는 걸.


비뚤어지고 무자비한 인간,

무식하고 무능한 신.

그것이 지금 이 시대,

인간이라는 신의 초상이다.


5.질문은 멈추지 않는다


유발하라리의 문장 앞에서,

나는 자주 숨을 멈춘다.

짧은 문장 하나가 장구한 인류사를 통째로 뒤흔들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도 묻는다.

진화란 무엇인가?

나는 왜 이토록 외롭고 불편한 인간인가?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이 질문은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끝나지 않는 질문 속에서,

나는 덜 무지한 인간이 되어가고 싶은 것이다.






#유발하라리 #호모데우스 #신이된인간

작가의 이전글시지프와 춤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