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지라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안내서 #4
거의 모든 UI 중에서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UI 텍스트가 있다면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시간'일 것이다.
(사진: 어느 서비스에서도 빠지지 않는 시간 표기)
날짜와 시각으로 구성된 ‘시간’은 UI에서 뿐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도 늘 가까이 함께하는 공기 같은 텍스트다.
아침 알람 소리에 깨어나 가장 먼저 보는 스마트폰 화면에서도 볼 수 있고, 출근 준비하며 켜둔 아침 TV 프로그램의 상단 구석에서도 볼 수 있다. 하루를 함께 시작한 ‘시간'은 어느덧 밤이 깊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브런치 서비스의 오른쪽 상단에도 '글이 저장되었습니다 11:47’라고 나와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곁에도 ‘시간'은 함께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다면 상단 Status bar에, Mac이라면 오른쪽 상단에, Windows면 오른쪽 하단에 시간이 표기되어있다.
이렇게 많이 여러 곳에서 쓰이다 보니 날짜와 시간을 표기하는 형식이 다양한데, 이를 서비스에 적용할 땐 어떻게 표기해야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예를 들면,
1. '오전 12시'란 하루가 넘어가는 시각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오전에서 오후로 넘어가는 정오를 말하는 것인가?
2. 그리고 흔히 말하는 '저녁과 밤, 그리고 새벽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이런 궁금증들에 대해, 그동안 나름의 방법들을 찾았는데(이미 누군가는 잘 알고 사용하고 있던 나만 몰랐던 방법들...) 이를 비슷한 상황의사람들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예전 디캠프의 디시전 캠프 신청 때 있었던 일이다.
신청서 마감일이 12시로 표기되어 있었는데, 이를 어느 분이 수요일 낮 12시까지 인 줄 알고 신청서 제출을 미처 하지 않았다가 알고 보니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밤 12시였던 것이다. 이분처럼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좀 있으셨던지 디캠프 측에서 날짜를 하루 더 조정해주어서 다행히 원활하게 처리 되었었으나 만약 처음부터 정확한 시간이 표기되었었다면 이런 조정 과정이 필요치 않았을 것이다.
이 상황처럼 밤과 낮을 헷갈려하기도 하지만 '밤 12시’라고 표현할 경우엔 그 날의 시작인지 그날의 끝을 뜻하는지 헷갈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표기하면 좋을까?
12시 대신 그에 약간 못 미치는 시간으로 표기하면 된다. 예를 들면 3월 31일 오후 11시 30분 같은 시간으로 말이다.
만약 30분이 너무 이르다면, 단 1분이라도 앞당겨 오후 11시 59분 으로 표기해도 사용자에게 명확한 날짜와 시간을 전달할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현재 시각은 3월 31일 오전 12:31 분이다. 하지만 오늘 있었던 일을 나에게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아마 3월 30일을 기준으로 말하게 될 것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들기 전까지 오늘은 30일 이었다고 생각할 테며, 31일의 시작은 아침 기상 이후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틀을 걸쳐 깨어있더라도 하루라고 느끼고 있다.
이러한 생활 패턴에 따른 자연스러운 인지를 이용하여 표기해주는 게 때로는 정확한 시간보다도 더 정확하게 느껴지는데, 이것을 이용한 것이 바로 극장 영화 상영 시간표이다.
위 사진을 보면 하루에는 존재하지 않는 '3월 31일 25:50'이라는 이상한 시간으로 나와있다.
분명 존재할 수 없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시간이지만 우리는 이것을 보고 '4월 1일 01:50'이라는 정확한 표기 보다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28:10의 경우엔 과해 보이기도 하나 영업일을 기준으로 설정한 것 같다)
영화 예매처럼 영업일과 예약 시간 등이 필요한 서비스라면 충분히 참조할만한 UI 텍스트다..
공방을 찾는 서비스를 준비할 때 지인들에게 시간대 인지에 관한 간단한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었다. 공방들의 수업시간이 유동적이고 애매모호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아서 정확한 시간 표기보다는 낮 또는 오후나 저녁과 같이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표기하고자 했는데, 이 단어들에 대해 사람마다 어떻게 느끼는지 알아보기 위한 조사였다. 결과는 대개 비슷하게 여기고 있었으나 사람 간 꽤 큰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조사 후 한참이 지난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내가 했던 이러한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는 공식적인 시제 표현이 있었다. 바로 기상청에서 표현하는 시제 표현 방법이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00:00~03:00 - 한밤
03:00~06:00 - 새벽
06:00~09:00 - 아침
09:00~12:00 - 늦은 오전 (오전 늦게)
12:00~15:00 - 이른 오후
15:00~18:00 - 늦은 오후 (오후 늦게)
18:00~21:00 - 저녁
21:00~24:00 - 늦은 밤 (밤늦게)
06:00~12:00 - 오전
12:00~18:00 - 오후
09:00~15:00 - 낮
18:00~24:00 - 밤
(기상청: http://web.kma.go.kr/aboutkma/biz/forecast05.jsp)
참조 자료:
책 서비스 글쓰기의 모든것? (죄송합니다 제목이 잘 기억나지 않아요) / 기상청 홈페이지 / 인터넷 서치
팁으로, 다른 다른 언어의 시간과 날짜를 표기방법을 확인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가 있습니다. 텍스트 글자수를 고려해야할때 확인하기에 유용할 것 같습니다. (http://momentj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