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ss Pisces Feb 06. 2024

슈퍼모델의 운동, Barre와의 만남

필라테스보다 리듬감 있고 에어로빅보다 집중력 있는 길고 가는 근육 트레이

빅토리아시크릿 모델 캔디스스와네포엘. 그녀는 어린시절 발레를 하기도 했다.

Barre (어떤 사람들은 바레라고 발음하나, 길게 발ㄹㄹ로 발음)와의 만남은 2022년 내가 다니던 gym의 그룹 피트니스 프로그램 참가였다. 강사 Hillary(힐러리)의 밝고 매력적인 수업은 몇 번에 수업에도 몸이 더 매끈해 보이는듯한 보람이 있었다.


수많은 할리우드의 셀레브리티들이 몸매관리를 위해 꾸준히 하는 이 운동은 Barmethod, Pure Barre, Barre 3, Pysique 57 등의 다양한 브랜드에서 프랜차이즈로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브랜드마다 약간의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내가 사는 샌프란시스코에는 Barmethod, Pure Barre 브랜드가 있다. 빅토리아시크릿 모델들이 패션쇼를 앞두고 근육을 길고 가늘게 만들기 위해 선택한 운동으로도 유명하다.


약 두 달 남짓 가끔 하면서 매력을 느낀 운동인데, Hillary가 자신만의 스튜디오를 열기 위해 샌디에고로 떠나면서 Barre를 전문적으로 하는 스튜디오인 Barmethod(바메소드)에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정식 스튜디오에서의 barre운동은 바닥과의 마찰력을 강화해 주는 스티커들이 발바닥에 붙어있는 전용 양말을 신고 카페트가 깔리고 사방에는 발레용바와 거울이 부착된 방에서 60분간 이루어진다.


제일 먼저 무릎을 90도로 들어 올리며 팔을 내리는 준비 체조 후 바로 플랭크, 푸시업 30회, 가벼운 아령을 다양하게 천천히 들어 올리다 작은 움직임으로 빠르게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이어지고, 리버스 푸시업 이후 손목을 풀고 다리를 쭉 펴고 손으로 발끝을 잡고 무릎을 머리에 닿게 스트레칭을 한다.


상체 세트 1차가 끝나면 발레 바가 붙어있는 벽면에 붙어서 그때부터 고문에 가까운 하체 운동이 시작된다. 까치발을 들고 다리를 완전히 붙이고 천천히 올라갔다 내려오고, 무릎을 바깥쪽으로 회전한 ‘세컨드’ 동작을 한채 다시 까치발을 들고 1인치씩 올라갔다 내려가는 작은 움직임을 반복한다. 허벅지가 터지려고 하고 아무리 해도 쉬워지지 않는 이 동작들을 하고 적절한 시점에서 짧은 스트레칭들이 중간중간 들어간다. 아라베스크, 체어와 같은 동작으로 힙근육을 집중적으로 운동하면 하체운동의 완성.


복근운동은 매트에서 계속된다. 팔꿈치로 몸을 받치고 목을 들고 운동을 하는데 처음엔 고개를 들고 있는 것조차 엄청난 고통이었다. 늘 고전하는 복부 운동 이후엔 힙댄싱이라고 부르는 브리지 동작, 그다음은 해피베이비 자세와 캣카우, 코브라자세, 스트랩을 활용한 마무리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한다.


운동을 마치고 나면 고통스러웠던 한 시간이 무색하게 땀이 너무 과하지도 않고 근육통에 너무 힘들지도 않다. 2년 전 gym에서 힐러리의 클래스를 처음 듣고는 계단 오르내리기다 힘들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이미 근육이 다양한 운동에 익숙해져서 근육통이 덜한 것 같다.


작년 여름 이 운동과 적당한 식이요법을 같이해서 8킬로를 감량했다. 연말연시 분위기에 괜히 특별한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제하던 와인과 치즈, 케이크등을 한 달가량 종종 먹고 나니 3킬로가량 불었는데 워낙 근육을 길게 늘이는 Barre운동을 반년 간 계속해왔더니 근육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기본 바디라인이 많이 정리된 채 유지가 된다.


고통을 버티는 동작들이 많기 때문에 지구력과 근성을 길러주는 면도 있고, 운동으로 자극하기 쉽지 않은 허벅지 안쪽 내전근과 뒤쪽 햄스트링 단련으로 라인이 길고 곧아진다.


무엇보다 신기한 건 barre운동을 두 달쯤 하고 나자 원래 이 정도는 다들 있는 것이라 생각하던 생리통이 거의 사라져서 언제 어느 때 중요한 일이 있어도 두렵지 않게 되었다.


과거 내가 6개월 만에 운동과 식단만으로 20킬로를 빼는데 크게 도움받은 줌바댄스와 바디펌프는 강한 유산소와 강한 근력운동이지만 barre운동을 했을 때 얻은 결과인 건강이 확 개선된 느낌은 없었다.


스트레칭과 순환, 살을 빼는 것에 대한 의식이 아닌 근육 하나하나의 이어짐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내 속도에 맞춰 몸과 대화를 이어나가는 게 barre의 특징이고, 이런 많은 매력을 가진 운동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역시 빅시모델 알렉산드라 엠브로시오. 이 모습이 실제 barre 스튜디오의 운동과 가장 흡사하다.





작가의 이전글 크로와상 크로니클 Croissant Chronicles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