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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람인 HR연구소 Feb 26. 2024

‘드림팀’을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다면?

'이것' 부터 사셔야 합니다

‘천금매골(千金買骨)’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천리마를 원한다면 그 뼛조각부터 천금을 주고 사들이라는 뜻이다. 춘추전국시대 연(燕)나라는 지금의 중국 허베이성 근처에 자리잡은 약소 변방국가였다. 연은 바로 남쪽 산동지방에 위치한 제(濟)나라와 자주 다투었는데 국력이 약한데다 내분이 일어나 왕까지 목숨을 잃으면서 거의 속국이 되다시피했다. 그 시기에 다른 나라에 도망가 있던 전왕의 서자 희직이 백성들에게 추대되어 소양왕(昭襄王)이 되었다.


소양왕은 국난을 타개하기 위해 간절하게 인재를 원했는데, 그의 과거 스승이었던 곽외가 바로 그 ‘천금매골’의 고사를 들며, ‘나를 초빙해서 후대해주면 저런 보잘 것 없는 늙은이도 높은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소문나서 기대에 부푼 인재들이 모여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소양왕이 그 말대로 곽외에게 높은 벼슬과 크고 화려한 집무실을 하사하자 과연 전국에서 인재들이 몰려들었고, 그 중에는 후대에 불세출의 명장으로 알려질 악의도 있었다. 결국 소양왕은 명장 악의를 앞세워 숙적 제나라를 멸망 직전까지 몰아넣었으며, 연나라는 부강해진 인재풀을 바탕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 일화를 듣고 막연히 ‘오, 평범한 인재에게 높은 연봉을 주면 고급 인재가 소문을 듣고 몰려오겠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서에 기재된 내용을 역사적 맥락과 무관하게 지금의 현실에 그대로 대입하는 오류이다. 여기서 핵심은 인재를 ‘후대하는 정신’이다. 리더마다 다양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는 ‘인간 존중’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유능한 구성원의 이탈을 막고 미래를 향한 강력한 인재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역사를 통해 배우듯이, 하나의 국가 또는 군대, 때로는 조직의 리더로서 탁월한 팀을 구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정보 유통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가상현실과 AI가 등장해 전 세계 사무공간을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된 지금의 초연결시대에서, 여전히 제각각인 사람들의 개성과 성향을 하나로 모으고 목표 달성을 추구해야 하는 조직의 리더에게는 그 어떤 때보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되돌아 봐야 하는 것은 리더십 전략이다.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낼 수 있는 효과적인 리더십 전략을 채택한다면 평범한 팀을 의욕이 넘치고 결속력이 뛰어나며 성과가 좋은 팀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전황과 전술목표를 이해시켜라  


사람은 사태를 예견하기 힘들고 궁지에 몰리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최소극대화 전략(MaxiMin strategy)’을 펴게 된다. 어차피 높은 성과를 달성하기는 어렵고, 칭찬을 받기 힘들다면 섣불리 행동하지 말고 질책을 받더라도 최소한으로 하고 싶다는 심리이다. 소위 ‘튀지 말고 중간만 하자’의 마인드인 것이다. 이게 잘못하면 완전히 망하거나 존재 자체가 사라질 위험이 있는 위험한 투자이거나 도박과 같은 상황이라면 유용한 전략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극단적인 상황이 아님에도 리더가 과도하게 자주 최소극대화 전략을 표방한다면 구성원들은 혼란에 빠진다. 내가 숨죽이는 동안 통장잔고의 숫자들은 아무런 생각이 없겠지만, 어디 사람이 그러한가? 리더가 상황을 오판했거나, 자신이 읽은 상황을 구성원에게 충분히 공유해주지 않은 단계라면 몇몇 유능한 팀원은 ‘같이 묻히기’보다는 탈출을 꾀할 것이다.


리더가 때때로 지금 우리 팀이 하는 일의 '이유'를 설명하지 않거나, 개인의 작업이 더 상위 조직 목표의 어떤 일부분인지 이해를 시키는 데 소홀한 경우도 있다. 구성원들이 작업 완료 기한이 앞당겨진 이유나 예산이 줄어든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필요한 추가 투입을 수행하도록 하는 동기를 유발해내기 어렵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리더 입장에서는 진부하겠지만 듣는 팀원들은 흥미진진할 것이다. 단순히 그들이 이야기를 들을 때 짓는 표정만으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의 업무가 조직에 얼마나 중요하고 기여하는 부분이 있는지 개인이 이해하고 나면 성과를 이끌어 내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투명한 정보 공유와 리더의 논평은 그 사람을 더욱 신뢰할 수 있게 만든다.


상황과 목표를 이해시킨 후에는 모두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명확한 성과 기대치와 이정표를 정해야 한다. 큰 목표를 작은 부분으로 나누어 정기적으로 작업을 확인하고 긍정적인 추진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인센티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할 것이다. 인센티브가 꼭 물질적일 필요는 없다. 팀이 목표에 이르는 작은 마일스톤 하나를 달성할 때마다 이를 인정하는 ‘스피치’를 해야 한다. 리더에게 주어진 권한 내에서 무엇이든 마련하여 축하하는 ‘세레모니’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본능과 싸우면서 사소한 장점을 존중하라  


훌륭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 위한 핵심은 구성원들의 업무스타일에 관한 것이 아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들 그 자체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리더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그들이 선호하는 것’을 분리하지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리더는 개인적으로 칭찬을 좋아하고, 팀워크를 즐기며, 상사의 단답형 피드백을 선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내성적인 엔지니어는 칭찬을 겸언쩍어하고, 어떤 법률 전문가는 독립적인 작업을 선호하며, 어떤 영업 담당자는 직설적인 피드백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내가 관리받고 싶은’ 형식으로 구성원들을 관리하면서 ‘그들’로부터 최고의 성과를 얻고 싶어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의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팀원들을 개인으로서 알아가고, 그들이 어떻게 일하고 싶어하는지, 어떻게 피드백을 받고 싶어하는지, 어떻게 소통하고 싶은지 살펴보는 것이다. 그들에게 인간적으로 접근하면서 선호를 조사하고 관찰하는 것을 혹여 꺼리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표면적으로는 ‘갑자기 왜 이러시지?’와 같이 다소 거북스런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리더가 선호하는 업무적 관리 방식을 묻는 것을 보고 기분 좋은 충격을 받을 것이고 더불어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서로의 매력에 빠져 결혼한 부부 사이라도 몇 년을 지내다보면 장점은 희미해져 인식에서 사라져버리고, 과거에는 사소하게 보였던 단점만이 부각되어 다툼 끝에 이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좋은 점보다는 거슬리는 부분이 자꾸 눈엣가시처럼 우리 신경을 건드리는 것은 생존에 불리한 부분을 빨리 찾아내 제거하려는 고등생물로서 인간 진화(進化)의 산물일 것이다. 부부 사이마저 그러한데, 직장에서 만난 동료 관계는 오죽할 것인가? 면접에서 유난히 영특해 보여서 기꺼이 채용한 팀원이라도 오래 보다보면 장점은 온데간데 없고 보기 싫은 모습만 뇌리에 박혀 팀을 지휘하는데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리더라는 직함을 맡았다면 이런 인간적인 생존 본능과는 계속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한다.


관찰력이 좋고 숙련된 리더는 평범한 팀원의 사소한 재능 하나를 눈여겨보고 그것을 칭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지시사항의 의도는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행동만큼은 민첩한 팀원이 있다면 그 민첩함에 주목하고 팀 회의에서 추켜세워주자. 어쩌면 리더는 속으로 고역이겠지만 이것이 바로 ‘천리마의 뼛조각’이고 ‘소양왕의 곽외’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 팀원들은 점차 자기가 가진 ‘사소한’ 장점들을 부각시켜 인정을 받고자 할 것이고, 곧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경쟁이 일어나 팀 전체의 성과로 연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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