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미워하는 사람이 두 명 있었어요. 그 사람들과 싸운 것도 아니고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그 사람들이 너무 미웠답니다. 그들을 미워하는 저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어요. 직장에서 한 사람은 본인이 편한 일만 하려고 했고 두 번째 사람은 감정의 기복이 너무 심해 대하기 힘들었어요. 전자는 본인이 편한 일만 하려고 해도 또 상사가 시키는 일은 다 했지만, 후자는 상사인데도 불구하고 가끔 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냥 그들은 저런 사람들이었어요. 감정 컨트롤이 가끔 안 돼 보이고,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일만 하려고 하는. 하지만 그냥 저런 사람들의 성질 때문에 저는 상대적으로 조금 더 힘든 일을 해야 했고, 가끔 상사의 알 수 없는 저기압과 감정 변화를 견뎌야 했어요. (사실 그냥 무시하면 되는 거였지만요.)
그런데 여기서 잠깐, 저는 제가 미워했던 그 둘을 좀 더 분해하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사실 다른 면도 존재했거든요. 제가 미워하는 상사 1은 감정기복이 심했어요. 이 말을 좀 더 풀어보자면 그는 사람들에게 잘해줄 때는 정말 잘해주었어요. 마치 천사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런 그 상사에게는 상반된 면이 존재했어요. 천사 같을 때 와 저기압일 때. 이런 두 가지 성질 모두를 가지고 있는 그 이기에 그의 주변 사람들, 특히 그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 그의 편차를 견뎌야 했어요.
두 번째, 본인이 편한 일 만 하려고 하는 그 사람은 사실 일을 대체로 다 잘하는 편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었죠.
하지만 한동안 저는 제가 미워하는 그들의 모습들만 본채 그들을 미워하고 있었어요. 그들의 장점들은 볼 수 없었죠. 그저 미워하고 미워하다가 어느새 혼자 미워하는 마음에 짙은 감정까지 더해지니 눈도 마주치기 싫었어요. 그들의 모든 게 가식처럼 보였고 그들을 향한 제 행동들도 점점 더 가짜가 되어갔죠.
한동안 그렇게 지냈어요. 나 혼자 그들을 미워하고, 내가 그들을 미워하는 마음이 내 감정까지 흔들어 놓는 줄도 모르고요. 그렇게 며칠을 지낸 건지... 어쩌면 몇 주를 보냈을지도 몰라요. 그러다가 문득... 저는 제가 왜 그렇게 그들에게 혼자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어떤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
며칠인지 또는 몇 주나 되었을지 모르는 시간 동안 가장 손해를 본 건 이제와 보니 저였어요. 처음에는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생각했던 그들의 그 모습들이 점차 커져갔고 부정적인 감정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어요. 저는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판단하며 그 생각들을 혼자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다가 결국 그들을 더 미워하게 되었죠. 그렇게 저는 제 안에서 지옥을 만들고 있는 듯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저는 결심했답니다. 그들을 더 이상 미워하지 않기로요. 제가 혼자 이렇게 결심해도 그들이 그런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사실 사라지지 않아요. 그들은 여전히 본인이 하고 싶은 일만 하려고 할 수도 있고 또 여전히 저기압으로 저를 대할 수도 있죠. 하지만 저는 알고 있었어요. 저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걸요.
그런 사람들을 두고 그들을 계속 미워하질 말지는 제 선택이었어요. 그냥 그런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전부였죠. 왜냐하면 어차피 직장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위의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출근을 하다 보니 어느새 괜찮아지기 시작했어요.
제 안에 그들을 미워했던 마음이 점점 옅어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눈 녹듯이 사라지기 시작했죠.
그렇게 직장에서 그들을 바라봐도 아무 감정이 들지 않았어요.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있지도 않았죠. 그런데 정말 웃긴 건 그 상태에서 그들을 바라보니 이제는 다른 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만 하는 그분은 사실 상사가 시키는 웬만한 일들은 다 잘하다 보니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일들에서는 힘든 일을 하려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감정기복이 심했던 그 상사는 사실 모든 일을 완벽히 해내고 싶은 마음에, 그 중압감으로 인해 신경이 늘 날카로워지기 일 쑤였던 것 같았어요. 왜냐하면 그 상사가 한 번도 제시간에 퇴근하는 걸 본 적이 없었거든요.
제 마음에서 그들을 향한 미움이 없어지니 그들의 행동 패턴 너머에 있던
'그들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이렇게 그들의 마음을 알게 되니 저는 더 이상 그들을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그들의 그런 행동들이 옳다 옳지 않다를 얘기하기 전에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지금 어떻게 지내냐면... 그냥 제 자리에서 제가 해야 하는 일들을 하며 지내고 있어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요.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이 저에게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거든요. 그러니까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면 그건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온 걸 지도 몰라요. 누군가의 마음을 볼 수 있다고 해서 그들을 위한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본인을 위한 거예요. 더 이상 본인 안에서 지옥을 만들지 않는다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