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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알레드미 Oct 19. 2024

플라타너스

경쟁에 밀려 헛물만 켜는 내 신세가

허공을 헛손질하는 플라타너스 같아.

새들은 하늘을 비상하고

벌레도 기어서 제 갈 길 가는데

지상에 말뚝 박고 마냥 그 자리에

나는 나무처럼 홀로 남아 있네.

열심히 살았는데 독수리처럼 비상하지 못하고

뿌리 깊은 나무처럼 제자리걸음이라면

무더위에 지친 이마를 부채질하는 플라타너스처럼

멍들수록 길어진 나만의 고유한 그늘로

누구보다 찬란하게 푸르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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