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엠 Mar 09. 2018

유투? 미투!

파워 블로거였던 지인이 몇년에 걸친 악의적인 댓글로 괴롭힘을 당하다가 급기야 법적공방까지 가게 되었다. 상대방의 얼굴을 처음으로 마주한 순간 온몸으로 느껴지는 전율에 법적 소송을 취하하고 블로깅도 스스로 그만 두게 된 이야기를 어렵게 들은 적이 있다. 상대는 국내 톱3 대학 출신에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는, 길에서 마주쳤다면 호감마저 느낄만큼, 말쑥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오히려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 상대의 외모가 더욱 섬짓했고, 지인 본인에게든 가족에게든 예측 불가능한 해코지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두려웠다고 했다. 이미 오래전 해프닝인데도 그의 상처는 현재형이었다.

요즘 #미투에 대한 다소 변질된 양상을 보면 많이 안타깝다. 누군가 자기가 받은 상처가 가장 아프다고 하더니, 자신에게 당면한 직접적인 피해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상처따윈 느껴지지 않는건지. 우리에겐 가해자와 그것을 방조하는 사회의 불합리한 시선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너무나 치를 떨게되는, 피해자 할머니들을 대하는 또 우리를 대하는 일본의 비인륜적인 대처방식이 한 예로 남아있지 않은가. 몇마디의 사과로 몇푼의 돈으로 치유할 수 없는 그런 상처가 분명히 있다. 나 뿐만 아니라 누구나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거. 그럴때 사회가 연대해서 지켜주고 보호해주는거. 내가 너무 큰 꿈을 꾸는 것인가.

매거진의 이전글 오지랖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