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사랑하지 못한 죄는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든다.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제목만 듣고. 유명 배우들이 커플로 나오기에. 지나간 로맨스에 관한 드라마인 줄 알고 보기 시작했다가. 비로소 깨달았다. 그 블루스가 내가 생각한 “브루스 타임” 같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아무리 착하고 인성 좋은 사람이라도. 그 마음속에 건드려서는 안 될 딱 한 가지가 있는데. 노희경 작가는 집요하게 그 부분만을 옴팡 헤집더라. 그러지 마라 그러지 마라 가슴 졸여하면서도. 드라마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는 어느새 인물들에 마음을 빼앗긴 채. 같이 울고 있다.
눈이 부시게 파란(blue) 섬에서 멍(bruise) 든 가슴을 움켜쥐고 서로의 지독한 우울함(blues)을 감내하는 사람들. 때론 너무 잘 안다는 이유로 모른 척 넘어가 주지를 못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계속 흘러가겠지. 멈추지 않는 한. 그게 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