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멈춤을 넘어, 다시 성장으로

36살, 정체속에서 피어난 나만의 길

by sarihana

나는 한때 공기업에 다녔다. 안정된 환경, 보장된 미래, 많은 사람이 부러워하는 직장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 한켠에 낯선 공허함이 자리 잡았다. 익숙함 속에서 하루하루가 반복될수록, 나는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나는 이 자리에서 과연 성장하고 있는 걸까?”

36살, 이미 경험과 책임이 쌓인 나이였다. 이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안정된 환경에서 벗어나 불확실한 길을 걷는다는 것은, 주변의 시선과 스스로의 불안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나는 결심했다. 정체된 삶 속 안락함보다, 성장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택하자고.

지금 나는 정부 산하기관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여전히 공공의 책임을 지는 조직이지만, 내가 하는 연구와 판단이 사회에 미치는 무게를 매일 실감하며 살아간다. 예전과 달리 매일 새로운 과제를 마주하고, 배움의 과정 속에서 스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성장은 때로 불편함 속에서 찾아온다. 익숙함과 안락함 속에서는 배움이 제한되지만, 불확실성과 도전 속에서는 새로운 시선과 깨달음이 생긴다. 36살의 나는, 더 이상 안주하지 않기로 선택했다. 이직은 단순히 직장을 바꾸는 사건이 아니라, 멈춤을 깨고 다시 출발선에 서는 선언이었다.

돌이켜보면, 공기업 시절 느꼈던 정체감은 내 삶의 방향을 점검하게 만든 신호였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마주할지 스스로 질문하도록 만든 계기였다. 그리고 지금 연구소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다.

나는 여전히 불완전하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성장하고, 배우고, 조금씩 나아가는 나를 발견한다. 안정 대신 선택한 불확실성이 나를 다시 살아 있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나답게 살아가고 있는가?”

성장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36살에 내린 용기 있는 선택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했고, 멈춤 속에서 발견한 질문, 불확실 속에서 마주한 배움, 그리고 스스로 내린 결정이 쌓여 비로소 나만의 길을 만든다. 나는 그 길 위에서, 다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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