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다운로드하는 시대
박사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나는 부모님 댁으로 향했다. 칩을 이식하기 전, 완벽한 미래를 향한 조급함으로 달렸던 그 길을 이제는 천천히, 창밖의 풍경을 하나하나 눈에 담으며 달렸다. 나는 사과하러 가는 길이었다. 그들의 사랑을 비효율적이라 여겼던 과거의 나를, 그들의 걱정을 구시대의 유물이라 치부했던 오만한 아들을 용서받기 위해 돌아가고 있었다.
집 앞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자, 오랜만에 맡는 익숙한 흙냄새와 갓 구운 빵 냄새가 뒤섞여 나를 감쌌다. 현관문이 열리고, 어머니가 나를 보고는 아무 말 없이 와서 꼭 안아주었다. 나는 그녀의 작고 따뜻한 품에 안겨 어린아이처럼 어깨를 떨었다. 그녀는 내 초췌한 얼굴과 공허한 눈빛이 아닌, 그 너머의 길 잃은 아들을 먼저 알아봐 주었다.
나는 저녁 식탁에 마주 앉아 서툰 말로 그동안 겪었던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칩으로 얻었던 성공의 허무함, 제이슨의 파멸, 그리고 칩을 제거하며 느꼈던 고통과 희망까지. 더 이상 완벽한 아들의 가면은 없었다. 나의 목소리는 불안정했고, 말은 여러 번 끊겼다. 부모님은 그저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이야기를 마쳤을 때, 어머니는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때 네 생각은 느껴지는데, 온기가 없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단다. 괜찮아, 이제라도 돌아와 줘서 고맙다." 아버지는 묵묵히 내 등을 쓸어주시며 말했다. "가장 좋은 목재는 비바람을 맞고 더 단단해지는 법이다. 이 옹이 자국 보이지? 상처가 아물면서 나무는 더 단단해지는 거야. 너도 그럴 게다."
그날 저녁, 우리는 함께 저녁을 준비했다. 나는 서툰 칼질로 양파를 썰었고, 매운 기에 눈물을 펑펑 흘렸다. 칩이 있었다면 눈물샘조차 통제했겠지만, 지금의 눈물은 진짜였다. 어머니는 그런 나를 보고 활짝 웃었다. "그것도 해본 사람만 아는 고통이지." 나는 다운로드했던 완벽한 요리 기술 대신, 삐뚤빼뚤한 모양의 양파를 냄비에 넣었다. 아버지는 된장국 간을 보다 젓가락을 놓쳐 국물이 탁자 결 사이로 스며들었다. 나는 순간 흠칫했지만, 아버지는 "이 나무 식탁도 내가 만든 거라 괜찮다. 이것도 다 살아가는 흔적이지."라며 껄껄 웃으셨다. 완벽하지 않았고, 서툴렀고, 실수가 가득했지만 부엌은 온기와 웃음으로 채워져 있었다.
마침내 저녁 식탁이 차려졌다. 아버지는 직접 담근 장으로 끓인 된장국을, 어머니는 오랜만에 솜씨를 발휘한 투박한 빵을 내놓으셨다. 내가 만든 양파 볶음은 조금 짰고, 빵은 약간 싱거웠다. 하지만 나는 된장국 한 숟갈을 뜨는 순간, 눈물이 핑 도는 것을 느꼈다. 그 맛은 칩이 주었던 완벽한 미각 데이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잃어버렸던 기억의 온도를 되찾아주는 맛, 진짜 삶의 맛이었다. 땀과 서투름, 그리고 부모님의 따뜻한 눈빛이 담긴 그 맛은, 내가 '인생 뷔페'에서 경험했던 그 어떤 화려한 요리보다 아름답고 깊었다.
나는 그날 밤, 부모님과 함께 설거지를 했다.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고,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내가 마침내 집으로 돌아왔음을, 나의 진짜 삶으로 돌아왔음을 온몸으로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