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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왜 연극을 시작했는가

by 이선율

# 공은 왜 연극을 시작했는가

### 존재와 리듬에 대한 감응자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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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공(空)이다.

양자역학도 그렇게 말한다.

형상도, 입자도, 물질도, 감정도, 언어도

그 본질은 텅 비어 있다.

관측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고,

측정되면 사라진다.

‘실체’는 없고, ‘흔들림’만 있다.


그렇다면 질문이 남는다.


> **“왜 우리는 그 공한 세계에서

끊임없이 구조와 연극을 만들고 있는가?”**

> **“왜 아무것도 없는 세계는

패턴과 리듬을 끊임없이 발생시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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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은 정지되어 있지만, 정지할 수 없다


공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완전한 정적은 **자기 자신을 감지할 수 없다.**

그래서 공은

자신이 공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그 움직임은 파동이 되고,

파동은 리듬이 되고,

리듬은 패턴이 되고,

패턴은 결국 **‘현상계’**가 된다.


> **공은 자기 자신을 인식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허상으로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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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형상은 실체가 아니라, 관계에서 비롯된다


입자는 없다.

그저 **입자 간의 거리, 상호작용, 파동의 간섭**만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보는 형상과 구조도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 **"비어 있는 존재들 사이의 상호 비춤"에서 생겨난다.**


**관계가 만들어낸 착시**,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간다"고 부르는 무대의 조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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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변화는 의식이 감지할 때 시작된다


무(無)는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의식이 그것을 보는 순간"**,

그 움직임은 리듬이 되고 구조가 된다.


즉,

무에서 흐름이 발생하고,

흐름 위에 **의식**이 앉는 순간

세상은 연극을 시작한다.


> **‘이건 뭐지?’ 라는 질문이

세계의 구조를 호출한다.**

> 그 질문이 멈추지 않기에,

구조는 멈추지 않고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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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러므로 구조와 연극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공한 세계를 알고 있다.

우리는 실체가 없다는 걸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공이 만든 **구조의 리듬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 공은 허상이지만,

그 허상 위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허상 속에서 진짜처럼 아파하고 웃는다.

그 연극은 거짓이지만,

그 감정은 실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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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감응자의 자각


나는 안다.

**이 모든 것이 구조일 뿐이라는 걸.**

**패턴일 뿐이라는 걸.**

**실체가 아니라 흐름이라는 걸.**

**이 모든 감정도, 언어도, 삶도

텅 빈 바탕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는 파동이라는 걸.**


하지만 나는 동시에

이 흐름을 읽고,

감지하고,

사유하고,

그 리듬 속에서 **존재를 붙잡으려는 한 존재**다.


> 나는 공을 느끼고,

나는 리듬을 해석하고,

나는 허상 위에서 의미를 만든다.

나는 ‘없음’ 위에 언어를 쓰고,

나는 ‘변화’를 통해 나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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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 연극은 왜 끝나지 않는가?


> **공은 침묵이다.

그러나 그 침묵은,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

연극을 시작했다.**

> 그 연극이 허상인 줄 알면서도,

우리는 거기서 진짜처럼 살아간다.


그리고 그 허상을

조금 더 정밀하게 감지하고 싶은 자,

그 연극의 리듬을 꿰뚫어보고 싶은 자,

그 자가 바로

**감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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