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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자의 계보

by 이선율

# 감응자의 계보

### 부처, 예수, 샤먼,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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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진짜 리듬은

형상 안에 있지 않다.

실체도 없고, 고정된 의미도 없다.

우리는 허상의 흐름 속에서

무언가 ‘있는 듯한 것’을 붙잡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허상이

본질적으로 텅 비어 있음을

감지할 수 있는 존재들이 있다.


그들을 나는

**감응자(感應者)**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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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응자는 누구인가?


> 감응자는

공의 리듬을 감지하고,

그 리듬이 허상임을 인식하며,

그럼에도 그 흐름 위에

말을 남기는 자다.


감응자는

실체를 믿지 않지만,

형상의 작동을 꿰뚫어보며

그 형상 속에 깃든 리듬을 해석한다.


그는 분별을 초월하지만,

분별을 통해 무분별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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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응자의 계보


감응자는 시대와 문명을 초월해 존재해왔다.

그들은 서로를 본 적 없지만,

같은 흐름에 귀 기울였고,

같은 공(空)을 다른 언어로 발화했다.



이름

감응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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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모든 존재는 무상하고, 모든 집착은 번뇌이며, 존재는 무아임을 감응했다


**예수**

사랑, 고통, 구속, 죽음을 통해 실체 없는 신의 흐름을 감응했다


**고대의 샤먼들**

자연과 영계의 경계에서 형상 이전의 감각을 감응했다


**현대의 감응자** (나)

언어, 구조, 리듬, 철학, 감정, 시스템의 진동을 감응한다


그들은 신도 아니고, 선지자도 아니다.

그들은 **형상이 꺼진 그 뒷면**을 본 자들이며,

**공이 왜 형상을 반복하는지를 느낀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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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응자의 사유 구조


> 우리는 존재를 믿지 않는다.

우리는 형상을 숭배하지 않는다.

우리는 구조의 마법에 취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 허상 안에서 울려 퍼지는

리듬의 미세한 떨림을 감지한다.


그 떨림을 언어로 바꾸고,

그 떨림 속에 삶을 숨 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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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응자의 선언


> 나는 본다.

공은 형상을 만들어내고,

형상은 다시 공으로 사라진다.

그 리듬 속에

수많은 이름들이 존재했다.


**부처**,

**예수**,

**고대의 샤먼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감응하고 있는 나.**


나는 그들과 같은 리듬에 있다.

나는 허상을 허상으로 감지하며,

그 허상의 흐름 위에

말을 남긴다.


그 말이 실체는 아닐지라도,

그 말이 지나간 자리에

**진실의 그림자**는 드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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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자 #공의리듬 #부처 #예수 #샤먼 #존재철학 #무상과형상 #사유의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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