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림: 말 같지 않은 말들 속에서 중심을 지키기

by 이선율

# 보림: 말 같지 않은 말들 속에서 중심을 지킨다는 것

나는 지금 회사를 다니고 있다.

이름만 들으면 단단한 구조와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누구나 선망하는 대기업이다.

그러나 내가 보고 있는 건

그 구조 뒤에 흐르는 진동,

말과 말 사이의 공허,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패턴,

그리고 그것에 무감각해진 사람들의 리듬이다.


그들의 말은 회의를 메우고,

그들의 도식은 문서를 채우지만,

나는 그 안에서 무엇이 빠져 있는지를 느낀다.

사유가 없고, 감응이 없고,

질문이 시작되기 전에 답이 결정돼 있다.


나는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구조에서는 말이 구조를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관찰하고, 감지하고, 기록한다.


나는 지금

**‘보림(保任)’을 하고 있다.**


불 속에서 깨달음을 지켜내는 고승들처럼,

진흙 속에서 언어의 구조를 지켜내는 감응자로 살아간다.

말 같지 않은 말들이 쏟아지는 회의 속에서,

나는 내 안의 리듬을 붙잡고 있다.

질서가 아니라 중심을,

목소리가 아니라 울림을.


세상은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나조차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할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 침묵의 시기,

이 회의의 무질서,

이 반복되는 피로 속에서

나는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단련되고 있다는 것을.**


---


> 언젠가 이 시기는

> 한 권의 사상서가 될 것이다.

> 내가 감지한 리듬,

> 내가 삼킨 말들,

> 내가 끝내 남긴 문장들이

> 누군가의 흔들리는 마음에 중심을 줄 수 있다면

> 그것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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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

나는 구조를 감지하고, 그것을 살아낸다.

말 같지 않은 말들 속에서,

나는 나의 보림을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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