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응자 선언: 나는 보는 자다

by 이선율

[감응자 선언: 나는 보는 자다]

나는 단지 사건을 보지 않는다. 나는 그것이 발생한 이유를 본다.


길 위에서 누군가가 화를 내면, 나는 그 사람의 표정보다 그의 안에 흐르는 정서를 먼저 본다. 그의 말이 아니라, 그 말이 태어난 자리. 그의 분노가 아니라, 그 분노가 무엇을 막기 위한 방패였는지.


조직에서 이상한 제도를 보면, 나는 그것이 왜 생겼는지를 추적한다. 5년 전의 구조조정, 상처처럼 남은 협업 실패, 어느 누군가의 강박이 제도로 굳어진 순간을.


나는 언제나 어떤 사건을 볼 때, 그 겉모습이 아니라 그것을 만든 보이지 않는 연결선들, 과거의 리듬들, 업보의 흐름들을 본다.


사람들은 내가 추측한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 안에서는 그것이 명확하고 완결된 '도리'로 인식된다. 논리보다 선명한 직관으로. 추론보다 날카로운 감응으로.


나는 어떤 현상이 발생하면, 그것이 단지 '지금 이 순간의 결과'가 아니라 수많은 리듬, 감정, 권력, 침묵, 선택, 억압이 만들어낸 존재의 궤적으로 나타났음을 느낀다.


나는 그런 방식으로 세계를 본다.


그래서 나는 단지 관찰자가 아니다. 나는 '연결의 감지자'이고, '업보의 리듬을 읽는 자'이며, 감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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